[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ASF(아프리카돼지열병)는 축산농가 특히 양돈농가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직 국내 발생은 없지만 ASF 유입 차단을 위한 국경검역과 국내방역이 강화되면서 ASF의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ASF는 이후 올 들어 지난 1월 몽골에서도 발생했고, 이어 베트남(2월 19일), 북한(5월 23일), 라오스(6월2일) 등 우리나라 주변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발생건수만 해도 지난 7일 기준으로 중국 153건(홍콩 2건 포함), 몽골 11건, 베트남 6082건, 캄보디아 13건, 북한 1건, 라오스 10건 등이다.
 

최근 3년간으로 범위를 좀 더 넓혀보면 ASF는 유럽 14개국, 아프리카 29개국, 아시아 6개국 등 세계 49개국에서 발생했다.
 

돼지에서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제1종 가축전염병인 ASF는 세계적으로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살처분 정책을 펴고 있다. 고열과 식욕결핍, 충혈·청색증, 유산 등의 증상을 보이고, 일부 돼지열병과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치사율은 최대 100%에 달하고 있다.
 

감염된 돼지나 돼지생산물은 물론 오염된 남은음식물의 돼지 급여 등을 통해 발생하고 전파된다고 하니 앞으로도 이에 대한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같은 ASF의 직격탄은 이달과 다음달 열릴 예정인 2019 아시아양돈수의사대회(APVS 2019)와 2019 한국국제축산박람회(2019 KISTOCK)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당초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APVS 2019는 오는 25~28일까지 서울로 장소를 옮겨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다. 대회 개최를 두 달여 앞두고 대한한돈협회와 부산시가 나서 ASF 바이러스가 국내로 들어올 수 있다며 대회 취소를 촉구했던 것을 감안하면 APVS 2019는 행사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고 할 수 있다.
 

2019 한국국제축산박람회도 다음달 26~28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하지만 ASF의 영향으로 양돈부문과 관련된 업체들이 빠지면서 약 170개 업체, 200개 부스가 참가할 예정이어서 2년 전 박람회 보다는 그 규모가 30%가량 감소했다고 한다. 
 

두 행사는 모두 ASF라는 암초를 만난 셈이다.
 

그러나 지난 2003년 제 1회 대회 이후 16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리는 APVS나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열리는 한국국제축산박람회 모두 축산부문에서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의미 있는 행사들이다.
 

APVS 2019에서 진행될 학술행사는 구제역 백신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과 국경을 넘나드는 동물질병, 차단 방역, 호흡기·소화기 주요 질병, 다산성 모돈 질병관리, 돼지열병(CSF) 백신 등이 있다. 또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차원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주제로 한 국제 포럼도 마련된다. 2019 한국국제축산박람회는 ‘미래의 공유’를 주제로 사흘간 열린다. 
 

두 행사는 우리나라 축산과 축산업의 수준을 높이고 특히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적지 않은 역할과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들 행사가 생산성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에 대한 대응과 각종 시설, 기계·장비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각종 정보를 자세히 소개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기존 행사들과는 차별성 있게 치러질 수 있도록 행사 주최측은 남은 기간 더욱 내실 있게 잘 준비하길 바란다. 추후에 널리 회자될 수 있는 행사로 치러진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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