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최근 서울의 한 공원에서 벼 모종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벼 모종을 잔디 모종으로 착각했다. 다 자란 벼를 유리관에 놓고 전시도 했는데, 사람들이 벼가 이렇게 높이 자라는 줄 몰랐다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나조차 벼를 직접 재배해보진 않았으니 다른 사람들도 벼가 생소하게 느껴질 법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우리는 거의 매일 쌀을 먹으면서도 쌀이나 벼에 대해 아는 게 적고, 점차 관심도 덜 갖게 되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이와 관련 쌀 소비가 계속 줄어들고 있단 사실을 새삼 짚어본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kg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지난해는 반 이상 줄어 61kg을 나타냈다.

덜 먹는 만큼 관심도 덜 해지는 게 당연하다. 최근 수년간 소비량이 급등한 커피와 비교하면 확실히 와 닿는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의 맛과 향이나 품종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반면 쌀의 맛과 향, 품종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국민들의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이전에는 발병률이 낮았던 질병의 발병률이 높아지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젊은 세대에서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드물게 발생했던 염증성 장질환 ‘크론병’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원인 중 하나가 육류나 가공식품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쌀 소비를 늘려야 하는 이유는, 쌀을 주식으로 한 식습관이 우리를 건강하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쌀은 밀가루나 옥수수 등 다른 곡류에 비해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은 양질의 단백질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쌀에는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돼 있어 체내 콜레스테롤 수준을 조절, 당뇨와 고혈압 개선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건강을 위해선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 균형잡힌 식생활을 하는게 중요한데, 쌀로 지은 밥은 맛이 강하지 않아 어떤 반찬과도 어울리기에 균형 잡힌 영양 섭취에 적합하다. 
 

지난 18일이 ‘쌀의 날’이었다. 이날 여러 농업 기관이 다양한 쌀 품종과 그 특징을 소개하고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했다. 최근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해 국내 곡물 자급률이 문제시 되면서 국산 쌀 품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러한 시기에 쌀의 날을 보낸 국민들이 다시금 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소비를 늘리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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