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식량 가치에 대한 확신으로 굼벵이 사육 시작했죠"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시범사육 2년간 실시하면서
위생·안전성까지 갖춘 사육방식 정립

곤충 판매할 수 있게 해외 유통망 구축 위한 
정책 지원 필요

곤충산업의 밝은 전망을 보고 굼벵이 사육을 시작해 원물, 가공제품 등을 판매하는 청년농업인 김기현 힐링벅스 대표.

김 대표는 지난해 1월 힐링벅스를 설립하기 전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에너지환경공학과에서 연구원으로 2년간 근무한 이력이 있다. 시설 원예 농가들을 위한 맞춤형 냉난방 기술 개발, 신재생 에너지 이용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미래농업, 스마트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농진청 연구원 시절 다양한 작목을 재배하는 농가를 돌아볼 일이 많았는데, 2015년에 우연히 방문했던 한 굼벵이 사육농가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원으로 일하며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도 보람된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농장주와의 이야기를 통해 곤충의 미래식량 가치에 대한 기대가 확신으로 굳어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2016년 본격적인 창업 전에 시범사육을 시작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범사육을 2년간 실시하면서 위생·안전성까지 갖춘 사육방식을 정립해 이제는 누가 농장을 찾아와도 사육장을 공개할 수 있을 만큼의 노하우를 쌓게 됐다고 한다.

비승계농인 김 대표는 힐링벅스를 설립할 당시부터 현재까지 여러 거래처를 확보해 굼벵이 원물과 가공, 생산하는 환과 진액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처음 한두달은 굼벵이와 가공제품이 생각대로 잘 판매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시장 내 정착과 판로 개척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당시 운이 좋게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수입이 없던 영농초기 매달 나오는 지원금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이미 많은 곤충 사육농가분들이 알고 있겠지만, 소비자들이 원물 자체를 단순히 벌레로 생각하며 혐오감을 갖는 인식을 전환하기가 아직까지는 쉽지 않다”며 “하지만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고 홍삼, 인삼이 중국에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활발히 판매되는 것처럼 태국, 동남아, 나아가 유럽 지역에까지 곤충을 판매할 수 있게 해외 유통망 구축을 위한 정책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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