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등급제가 대구경북양계조합 대구집하장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된지 4개월이 지났다.
지난해 12월 12일 시작된 계란등급제는 그러나 시작전부터 실시시기와 방법을 놓고 양계농가와 정부간 의견조율에 난항을 겪었다.
양계농가들은 계란등급제 자체는 찬성하나 아직 제반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은 점을 들어 시기상조라며 정부의 등급제 강행에 팽팽히 맞섰다.

정부는 이에 따라 당초 4곳에서 실시키로 한 시범사업을 한곳으로 축소해 계란등급제 시범사업을 실시했으며, 시작부터 예상됐던 문제점들이 도출되기 시작했다.
시범사업 4개월이 지난 지금 계란등급제의 필요성에 대해선 양축가들도 정부와 마찬가지로 인정하고 있다. 다만 빠른시일내에 등급제가 정착되기 위해선 등급제 시행에 앞서 콜드체인시스템 등 제반여건 조성과 대대적인 홍보 등 정부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주장이다.

◆시범사업 현황과 문제점
대구경북양계조합의 등급판정 계란 물량은 시범사업 초기 하루 6000개 정도에서 지난 2월 1만5000개, 3월 5만개, 4월 6만개 정도로 늘고 있다. 이에따라 향후 등급란을 집하장 물량의 절반이상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양계농가들은 계란등급제 도입에 따라 계란을 등급판정을 하는 계란집하장으로 운반한 후 포장소를 거쳐 계란상회에서 소매점이나 대형 할인점, 대형 소비처로 유통돼 번거롭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는 그동안 집하장에 출하하지 않고 상인을 상대해온 채란농가가 해당된다.

또 계란을 집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파란이 발생하고 운송비 및 인건비의 추가부담 등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농장 상차, 운반, 하차, 등급판정, 재상차, 운반 등의 과정에서 최소한 200개당 1개의 파란발생이 추정된다. 이는 계란 개당 0.5원의 원가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왕복 운송비도 추가부담된다. 4톤 트럭에 3만개 적재시 운송비는 10만원으로 개당 3.3원의 운송비 추가부담이 뒤따른다.
또한 등급판정후 별도 라벨 부착시 계란 개당 라벨비로 2원이 추가로 들고 등급판정소의 판정수수료도 개당 2원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계란 판매원가가 최소한 6.8원 높아지게 되고 이는 우리나라 연간 계란생산량 85억개중 10%가 판정 받을 경우 57억원의 원가 증가를 의미한다.
채란농장들은 이에대한 대책으로 등급판정사가 농장을 방문해 판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 계란은 30℃ 이상의 고온에서 5~7일이 지나면 1등급 계란이 2등급이 될 수 있어 이에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농가들은 주장했다.

더우기 여름철은 계란의 비수기인데다 지금처럼 계란공급 과잉으로 채화량이 늘때는 등급계란에 대한 처리가 더욱 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책
채란농장들은 계란등급제의 정착을 위해선 냉장유통 시스템이 조속히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냉장유통시스템 구축을 위해 농장의 계란 냉장시설, 계란 냉장차량에 의한 운송, 소매점포의 냉장진열 등의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농장들은 주장하고 있다.
또 유통업체 관계자는 “계란등급제에 대한 대 소비자 홍보가 아직 미흡한 것 같다”며 “실제 매장에서 판매를 해 보면 소비자들이 기능성계란과 등급판정을 받은 계란과의 차이를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해다.

다만 계란등급제가 국내 채란계산업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데는 관련업계 모두 동감하고 있다.
이에따라 양계농가들도 무조건적으로 거부만 할 것이 아니라 농장들의 실정에 맞는 방법으로 현 제도를 개정해 적용토록 해야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최준구 대한양계협회장은 취임후 가진 한 회의석상에서 “지금처럼 계란등급제에 대해 거부하면서 올 여름을 맞게 된다면 계란의 신선도나 안전성문제 등이 제기됐을 때 피해는 농가 스스로 입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란등급제가 이젠 싫다고 안하고 넘길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며 “우리 실정에 맞게 현행 계란등급제도를 수정해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농가들은 모색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전문가들은 계란등급제 정착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위생적인 계란을 공급하는 것은 향후 국내 산란계산업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나아가 앞으로의 시대는 식품안전성 보증시대로 계란 안정성의 가장 중요한 지표로 `SE(Salmonella enteritldis 살모넬라 엔터리티디스)청정'' `SE청정계란 인증''체계 구축까지도 주장하고 있다.

다만 계란에 대한 소비자인식이 현재 시판되고 있는 각종 브랜드란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등급판정받은 계란에 대한 대대적인 소비자홍보가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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