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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에서 시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연천, 김포, 인천 강화군 등으로 확대되면서 방역당국과 산업계, 양돈농가들이 초긴장 상태다. 자칫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국내 양돈산업은 천문학적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돼지고기의 국내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ASF 발병 소식이 들리자마자 돼지고기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며 서민 경제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8월말 기준으로 돼지 사육마릿수는 1228만마리로 평년 대비 13.4% 많고, 수입량도 31만3000톤으로 24.2% 많은 상황이라 당장의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처럼 ASF 발병이 장기화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 상승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국내 단백질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 ASF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돼지고기 수입 가격 역시 만만치 않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는 축산농가 보호차원 뿐만 아니라 국민의 먹거리 안전, 더 나아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ASF는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이면서 바이러스의 생존력과 전파성 역시 엄청나다. 냉동육에서는 무려 1000일, 건조한 고기에서 300일 이상 생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SF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국가 재난 사태에 준하는 강력한 대응태세를 취해야 한다. 각 주체별로 방역에 사활을 거는 것은 물론이고 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이 될 수 있는 야생멧돼지 감염을 막고,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강력한 대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언제 야생멧돼지로 바이러스가 전파될지 모를 일이다. 만약 야생멧돼지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순간 더 이상 ASF를 막을 수 없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등 앞서 ASF를 겪었던 국가들의 경우 회복하는 데 무려 36년이나 걸렸다.

이와 함께 ASF가 이미 발생한 북한과의 남북공조도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 북한의 열악한 방역 시스템을 감안할 때 이미 ASF 바이러스가 북한 전역으로 퍼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북 공동 방역 시스템 구축은 더 이상 미루면 안될 일이다. 

아울러 가축운송차량과 분뇨차량, 사료차량에 대한 통제 수준도 더 한층 높여야 할 것이다. 질병 초기에 차단 방역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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