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기반 정비율 낮아 용수공급 어려워
지역별 특색과 재배작목 고려한 밭용수 공급모델 개발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밭 재배 면적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품목은 수익성이 쌀보다 높은데다 최근 반복되고 있는 쌀 공급과잉에도 대응하기 위해 밭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어서다. 그러나 제한된 수원을 사용하거나 기반이 정비돼 있지 않은 밭이 많아 밭 용수 공급체계의 개선이 요구된다. 밭 용수 공급체계 현황과 개선과제를 알아봤다.

 

# 밭 면적 늘고 용수 공급 중요성 강조돼

밭 경지면적이 늘고 밭작물 재배가 확대됨에 따라 안정적인 밭 용수공급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경지면적은 2009년 173만7000ha에서 지난해 159만6000ha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 왔다. 반면 같은 기간 밭 면적은 72만7000ha에서 75만1ha로 늘었다.

논에서 시설원예·과채류 등의 밭작물 재배도 확대되고 있다. 논에서 벼 외 타작물을 재배하는 비중은 2010년 18%에서 지난해 18.9%로 증가했다. 이는 최근 농가에서 쌀보다 수익성이 높은 밭작물의 재배를 늘려가는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정부에서도 구조적인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고자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등 밭작물 재배를 권장하는 추세다. 따라서 앞으로도 밭 면적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맞춰 안정적인 밭 용수 공급방안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 밭농업 다양한 수원 이용하기 어려워…밭 기반 정비율도 낮아

밭의 구조적 문제로 기반 정비율이 낮아 용수 공급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국내 농업용수 공급체계는 주로 수도작에 맞춰 개발돼 왔다. 농업용저수지의 물은 대부분 용수로를 따라 논으로 흘러간다. 반면 밭은 저수지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곳이 많아 관정을 뚫어 지하수를 사용하거나 인근 하천에서 양수기 등을 사용해 물을 끌어오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경사를 극복해 물을 끌어올리기 위한 관개시설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소규모로 분산돼 있는 밭 농가는 소형 장치를 사용하거나 강우로 인한 물만을 사용하는 등 용수 사용에 애로가 있다. 또한 지하수만을 수원으로 할 경우 저수지 등 지표수를 함께 사용했을 때 보다 가뭄대비에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밭기반정비사업’등 정부사업을 통해 용수공급시설 등이 설치된 밭의 면적은 올해 기준 15만ha로 전체 밭 면적 중 약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논에 용수공급시설을 설치한 비율(수리답율)은 82%에 달해 상대적으로 밭 기반 정비가 덜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경현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기반과 사무관은 “밭작물별로 재배기간과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이 다르고, 주산지가 아니면 소규모로 분산돼 있는 곳이 많아 정부사업으로 관개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집단화된 밭은 기반정리가 대부분 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서 정 사무관은 “현재 밭 용수 공급을 받기 어려운 소규모 밭재배 지역을 조사하고 있다”며 “추후 지역별 특색과 재배작목 등을 고려한 밭용수 공급 모델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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