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건식숙성, 저등급 한우 소비 돌파구 되려면 <下>건조시간 ‘확’ 줄인 건식숙성한우 유통 ‘코 앞’

'풍미미생물'로 숙성시간 단축… 숙성육 활성화 기대 이문예 기자l승인2019.11.0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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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수율감소 최소화
다만 한가지 매뉴얼이
제품 다양성 '걸림돌' 될 수도

 

<上>저등급 한우 소비 부진 언제까지
<中>수율 감소 최소화한 건식숙성법이 관건
<下>건조시간 ‘확’ 줄인 건식숙성한우 유통 ‘코앞’ 

 

건식숙성이 저등급 한우의 소비 촉진 방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지만 세밀하게 온·습도를 맞춰줘야 하는 등 숙성 과정이 까다롭다는 점은 건식숙성육(드라이에이징 한우)을 활성화하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이를 보완해 건식숙성육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건식숙성 시 “미생물 관리 어려워”

건식숙성은 고기의 표면이 그대로 냉장실 공기에 노출되기 때문에 습식숙성보다 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온·습도, 미생물 등 여러 관리 요인 중 하나만 미흡해도 곧바로 고기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숙성육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 사이에선 특히 미생물 관리 부분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토로한다. 미생물은 온·습도처럼 바로 눈으로 수치를 확인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숙성육의 최종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소 부분육으로 숙성육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식숙성은 좋은 미생물이 고기에 앉을 수 있도록 환경을 안정화 시키는 게 관건”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숙성실 내에 잡균이 끓어 고기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썩어버리는 일이 생기고 그만큼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숙성육 품질 안정화 위해 미생물 관리 필수

건조실에 어떤 미생물들이 활성화 되느냐에 따라 건식숙성육의 맛과 풍미도 달라진다. 건식숙성육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어려운 것도 미생물이 맛과 풍미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하지만 이를 각 숙성실마다 일률적으로 통제·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숙성실 내에 좋은 미생물이 자리하도록 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저등급 한우로 건식숙성육을 생산하고 있는 홍천한우사랑말의 허 경 드라이에이징사업단장은 “경험상 숙성실 내에 좋은 미생물이 활성화되는 환경을 만들기까지 거의 2년 가까이 시간을 들여야 한다”며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건식숙성육의 품질도 들쑥날쑥하고 불안정할 수밖에 없어 이상적인 제품을 생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건식숙성육을 제조·판매하길 원하는 이들이 섣불리 숙성육 시장에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생물을 제어할 수 있다면 온·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시설만 갖춰도 손쉽게 숙성육을 만들 수 있어 저등급 한우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풍미미생물로 ‘숙성 기간 단축’, ‘맛 풍미 UP’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이 같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건조실의 미생물을 손쉽게 안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조수현 농진청 축과원 축산물이용과 연구관은 최근 단기간에 건식숙성육의 풍미를 높이고 잡균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풍미미생물을 이용한 건식숙성법을 개발했다. 

2종의 효모와 흰곰팡이 등을 배양한 풍미미생물을 미리 숙성실 내부의 공기 중에 골고루 살포하고 도체 상태의 2등급 한우암소를 60일간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기존 방식의 숙성법과 비교를 위해 다른 한 쪽에선 풍미미생물 없이 동일한 온·습도 조건에서 2등급 한우암소를 120일간 숙성시켰다.

실험 결과 풍미미생물을 이용하면 숙성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해도 숙성육의 풍미는 향상되고 연도(연한 정도)도 ‘매우 연한 수준’(3kg/inch² 이하)에 도달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풍미를 향상시키기 위해 긴 시간 숙성을 하는데 이번 실험에선 숙성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해도 충분히 맛과 풍미를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조 연구관은 “일반적으로 건조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기 성분이 농축돼 맛과 향미가 진해지지만 풍미미생물을 이용하면 시간을 단축해도 충분히 맛과 풍미를 살릴 수 있다”며 “건조 기간 단축에 따라 수율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숙성육 수월 생산 ‘기대’    

축과원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국내 5개 업체에 전수해 기술 적용을 돕고 있다. 이 중 건식숙성육을 전문적으로 해오던 홍천한우사랑말은 이미 3개월째 풍미미생물을 활용한 실험을 진행 중이며 테스트를 거쳐 결과 일부를 오는 26일 외부에 공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허 경 드라이에이징사업단장은 “70일 동안 숙성해 블라인드 시식을 하며 비교해 봤더니 제품의 풍미 면에서는 미생물을 미리 뿌려 환경을 조성한 쪽이 더 좋았다”며 “현재 연도를 좀 더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에 해오던 숙성법대로 온도에 변화를 주면서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허 단장은 “풍미미생물을 이용해 매뉴얼대로 생산하면 숙성육 생산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이스트를 넣은 빵과 천연효모로 만든 빵의 결과물이 다르듯 여러 환경에서 만들어진 숙성육의 맛과 향이 다른데 한 가지 매뉴얼의 확산이 제품의 다양성을 위축시킬까 우려되는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문예 기자  moonye@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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