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맞아? 항산화효과 만점 '보라색'에 주목
안토시아닌 함량 높아 당 수치 저감에도 효과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보라색 품종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항산화 효과를 나타내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보라색을 띠는 과피가 일반 품종과 차별점으로 부각돼서다. 여기에 최근 국내 종자업체들이 수입 품종을 대체할 보라색 국산 품종을 개발하면서 보라색 품종 공급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품목별 보라색 품종을 소개한다.

 

# 고추

▲ 아시아종묘의 가지고추 품종 '미인보라'

고추 중엔 일반 고추와 달리 보란색을 띠다 빨간색으로 익어가는 ‘가지고추’가 있다. 국내에서 주로 소비되는 청양고추, 아삭이고추, 꽈리고추 등은 초록색에서 빨갛게 변하는 게 일반적이다.

가지고추는 일반 고추와는 달리 매운 맛이 없어 대부분 생식용으로 소비되지만 쪄먹거나 물김치 재료로도 쓰인다. 보라색을 나타내는 만큼 항산화, 당 수치 저감 효과 등을 나타내는 안토시아닌 함량도 일반 고추보다 높다.

종자업체 중에선 청농종묘와 아시아종묘 등이 가지고추 종자를 공급하고 있다. 그 중 아시아종묘의 ‘미인보라’는 극대과종 가지고추 품종으로 기존 가지고추가 과형이 넓었던 것에 비해 가늘고 긴 모양을 나타낸다.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칼라병) 저항성도 갖추고 있다.

이와 관련 이은애 아시아종묘 이천육종연구소 대리는 “일반 고추는 빨갛게 익혀 먹거나 건조시켜 가루로 만들기도 하나 매운 맛이 없는 가지고추는 거의 생식으로 소비된다”며 “가지고추는 특수채소로 시장이 크진 않으나 소비자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오이풋고추를 재배하는 농가분들이 밭 한 켠에서 조금씩 재배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양파

▲ 농우바이오의 적양파 품종 '홍반장'

적양파도 보랏빛을 띤다. 적양파는 흰 양파보다 색감이 좋고 매운 맛도 적어 샐러드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다만 적양파 품종 중에는 일반 양파에 비해 수분이 많아 저장성이 떨어지는 것도 있어 보관에 주의가 요구된다.

적양파의 종자는 수입산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8년 국산 양파종자 자급률은 28%이며, 적양파 종자 자급률은 이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종자업체 중엔 씨앗과 사람들이 ‘리치홍양파’를, 농우바이오가 ‘홍반장’ 등을 개발한 바 있다. 리치홍양파의 경우 기존 품종 대비 생산성이 20% 가량 높게 나타났으며, 홍반장은 저온에 강하면서 저장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도 지난해 6월 적양파 ‘황수옥’의 품종보호 출원을 했다.

강형식 제주도농업기술원 채소연구팀장은 “수입산이 대부분인 적양파 품종의 국산화를 위해 제주도농기원에서 품종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며 “신품종 적양파 황수옥은 흑색썩음균핵병에 어느 정도 저항성을 갖고 있고 저온에도 강한 품종”이라고 말했다.

 

# 무·배추

▲ 아시아종묘의 보라색 무 품종 '보라킹'

보라색 무는 피클과 샐러드용으로 유럽과 미주지역에서 많이 소비된다. 국내에서도 깍두기 재료가 아닌 생식·샐러드 재료로 무 소비가 늘면서 그간 국산 품종 개발이 활발히 이뤄져 왔다.

이와 관련 권농종묘는 종자 육종·수출지원 연구개발 사업 GSP(골든시드프로젝트)를 통해 보라색 무 품종 ‘권농부라보2호’을 개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유럽과 미주지역에 총 12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권농부라보2호는 더위에 강해 추대가 안정적이고 근피가 갈라지는 바람들이 현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아시아종묘도 봄·가을·월동 재배가 가능하고, 근 중심부까지 은은한 보라색을 나타내는 무 품종 ‘보라킹’을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보랏빛을 나타내는 빨간배추는 쌈·물김치·보쌈김치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빨간배추종자는 국내에서 권농종묘가 품종보호, 국내·국제 특허권을 갖고 있다. 권농종묘는 안토시아닌이 없는 일반 배추와 빨간 양배추의 교잡을 통해 빨간배추를 개발해 현재 ‘권농빨강’이란 품종명으로 공급하고 있다.

▲ 보라색을 나타내는 빨간배추 단면

이와 관련 전병화 충남대 교수팀은 2018년 빨강배추의 기능성 검증을 실시, 생쥐에게 12주 동안 매일 빨강배추의 안토시아닌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혈관내피세포의 염증반응과 염증 매개인자의 생성이 현저히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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