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교 개학 연기 우유급식 차질…대책 없어 발동동
납품량 절반 감소한 업체까지
남은 원유 처리방안 없어
업계 타격 불가피

[농수축산신문=이호동 기자]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면서 국내 유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는 지난 2월 23일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대응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을 2일에서 9일로 한주 연기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이 같은 조치는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여겨지지만 학교 우유 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유업체들의 경우 이번 조치가 유례없는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미 지난 1월 중순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통업체 등 일반 소비시장에서의 우유 소비가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학교 우유 급식까지 차질이 생기면 매출 급감은 물론 원유 재고량도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유업체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국내 모든 유업체가 비상 상황”이라며 “평소에도 개학을 하는 3월 첫째 주는 우유급식 신청을 진행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납품 물량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부가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될 시 개학 추가 연기도 검토한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유업체 매출 중 학교 우유급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전보다 줄었다곤 하지만 여전히 고정적으로 유통되는 판로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다음 주부터라도 일선 학교들의 개학이 가능해져 우유급식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치원 등 영유아 교육시설에 우유를 주로 납품하고 있는 다른 유업체의 경우 이번 사태로 인해 납품량이 평소에 비해 50% 이상 감소하는 등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 교육시설 납품 업체의 한 관계자는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남는 원유를 처리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특정 지역에서만 감염증이 발생했다면 무상 기부 등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감염증이 전국적으로 번진 상황이기 때문에 이 역시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대리점들의 경우 납품할 물량을 받아 놓고 유치원 등에서 휴원 통보를 받는 경우가 많아 손실이 크다”며 “현재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이번 사태가 종식되길 바라는 것 외엔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