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S 시행으로 시판 구매양상 바껴…자칫 일부 인기 제품 조기품절 우려
작물보호제 시장 위축
업계의 과당경쟁
시판 구매패턴 변화 원인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작물보호제(농약) 1월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 줄어드는 등 작물보호제 업계는 올해 출하 실적 감소세로 출발했다. 이러한 1월 출하량 감소세는 전년대비 229톤(20%)이 늘어 2015년 이후 한 차례도 전년 보다 늘어난 적 없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작물보호협회 ‘농약 생산·출하 상황’ 자료에 따르면 작물보호제 1월 출하량은 2016년에 전년 대비 13% 감소한 3187톤, 2017년에는 3% 줄어든 3100톤, 2018년에는 9% 감소한 2524톤, 2019년에는 23% 줄어든 1935톤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1월 출하량은 전년 동기 1935톤 대비 157톤, 8.1% 감소한 1778톤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를 2015년 출하량 3674톤과 비교하면 무려 51.6%(1896톤)나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1월 출하량 감소세가 연간 출하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작물보호제 출하량은 1만6274톤으로 전년 1만7808톤, 2017년 1만9286톤, 2016년 1만8079톤, 2015년 1만8979톤 등을 기록, 외래·돌발해충 발생이 급격히 증가했던 2017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월별로 살펴보면 1~3월 출하량 감소가 눈에 띄는데 특히 1월 출하량 감소가 두드러짐이 확인된다.

이러한 1월 출하량 감소세는 작물보호제시장 위축, 업계의 과당경쟁, 시판의 구매패턴 변화 등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매년 작물보호제 가격이 하락하고, 시장 규모도 함께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면서 밀어내기 판매가 늘어나는 등 제조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결과라는 것이다. 또한 작물보호제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하되는 만큼 재고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PLS(농약허용기준 강화제도) 등의 시행으로 시판에서의 구매양상이 바뀌고 있는 영향도 크다는 설명이다.

작물보호제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매년 업계의 판매액이 3~4%, 물량으로는 7~8% 가량 줄어들면서 업체들의 연말 밀어내기가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판에서도 예전에는 1월에 대량으로 구매해 창고에 쌓아두고 팔았지만 지금은 시기별, 수요별로 상황을 보면서 구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판매처의 구매양상 변화는 자칫 일부 인기 제품의 경우 조기품절 등으로 처리시기에 제품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도 “1월 출하량 감소세는 경지면적 축소 등으로 시장은 줄어드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숫자만 키우려는 업체들이 전년 말에 밀어내기를 한 결과”라며 “과거에는 재고를 가지고 있으면 가격상승으로 이익이었지만 지금은 가격마저 떨어지니 채널(시판, 농협 등 판매처)에서도 재고비율을 과거 40% 수준에서 20% 이하로 낮추고 있어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고 말했다.

제품 생산시기에 따라 업체별로 유동적으로 생산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이종섭 작물보호협회 기획관리부장은 “제조사마다 생산계획을 달리해 출하하기 때문에 1월 출하량만을 놓고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제조사별로 제품별 사용시기나 수요 등을 감안해 생산·출하하는 만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출하된 작물보호제는 작물별로 수도용 약제와 제초제 감소폭이 컸는데 수도용 약제 출하량은 115톤으로 지난해 동기 166톤보다 51톤(30.7%)이나 줄었으며 제초제는 522톤으로 지난해 보다 66톤(11.2%)이 감소했다. 원예용 약제는 1009톤이 출하돼 지난해 대비 49톤(4.6%)이 줄었다.

약제별로는 살균제 출하량은 543톤으로 지난해 644톤 대비 101톤(15.7%)이 줄었다. 이 중 수도용 살균제는 48톤으로 지난해 대비 17톤(26.2%)이 감소했으며 원예용 살균제는 495톤으로 84톤(14.5%)이 줄었다. 살충제는 수도용 살충제 출하량이 67톤으로 지난해 대비 34톤(33.7%)이 줄어든 반면 원예용 살충제 출하량이 514톤을 기록, 지난해 보다 35톤 (7.3%)이 늘어나 전체적으로는 소폭 증가했다. 제초제는 136톤이 출하된 밭제초제가 지난해 대비 30톤(18%)이 줄었고, 비선택성제초제는 272톤이 출하돼 지난해 대비 40톤(12.8%)이 감소했다. 반면 논제초제는 114톤이 출하돼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면서 제초제 전체로는 66톤(11.2%)이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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