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입춘, 우수, 경칩을 지나면서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봄이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은 움츠림 그 자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신천지, 확진자, 밀접접촉자, 자가격리자, 경증·중등도, 중증, 최중증, 사회적 거리두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마스크 5부제 등 그동안 전혀 익숙하지 않던 용어들이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개학이 연기되고 미사나 법회가 중단되거나 취소되는가 하면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모습은 생소하기 그지없다. 최근 각 협회의 정기총회와 이·취임식, 포럼 등 행사가 취소 또는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데다 협회와 단체가 몰려있는 제1·2축산회관의 출입도 사실상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신문사의 경우도 가급적 현장 방문 대신 전화나 메일 또는 카톡 등 메신저를 위주로 한 취재방식을 취하고 있고 임시조치이긴 하지만 재택근무도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현상들을 놓고 볼 때 코로나19 사태는 앞으로 우리의 일상을 상당부분 바꿔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모 교수는 코로나19가 가져올 14가지 변화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간단히 설명한 적이 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한국 정치와 대의민주주의의 기반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얘기는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식습관 등에 있어서 더 위생적인 생활이 몸에 익숙해질 것이라는 예측과 배달 중심과 온라인 유통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는 예측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든 생각이지만 4인 가족이 삼시세끼를 모두 집에서 해결하는 건 참으로 고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집 앞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찾아 간단한 생필품을 사고,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을 찾아 대량구매도 하지만 최대한 외출 횟수를 줄여야 했고,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때면 마스크를 의식적으로 챙기는가하면 혹시 모를 감염에 대한 염려가 마음과 행동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마켓컬리 등 인터넷을 통한 주문은 상대적으로 수월했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배송 지연이라든가 품절 등이 수시로 뜨면서 주문하는 시간보다 대기나 재확인 등에 대한 불편함이 더했다. 그래도 배송기사와 눈을 마주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약간의 안도감으로 작용했다.
 

성장기 자녀가 있다 보니 현미, 찹쌀, 흑미, 콩 등이 들어간 잡곡밥과 계란, 우유는 거의 매끼 빠지지 않았고, 하루에 한끼 정도는 돼지고기 삼겹살 등을 굽게 됐으며, 상추, 고추, 깻잎, 파, 마늘 등 각종 채소는 없으면 섭섭할 정도였다. 냉장고와 냉동실에는 각종 축산 부산물과 냉동제품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더 늘었다. 
 

계란, 우유,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더 자주 소비하게 되면서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고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축종별 자조금의 홍보도 다시금 챙겨보게 됐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보다 더 선제적이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해 줬으면 하는 기대와 지속적인 온·오프라인 가격 할인과 함께 맛과 품질도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더 끌어올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커진 게 사실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는 바쁜 일상에서 한동안 잊고 지냈던 ‘식구’라는 단어와 의미를 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식사 시간 아내, 자녀들과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는 소중한 기회를 적지 않게 제공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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