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석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곤충산학연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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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석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곤충산학연협력단장

올 봄은 코로나19에 몽땅 빼앗겨 버렸다. 여느 환한 봄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꽃잔치 마저 폐쇄 됐던 모습들은 아직도 당황스러울 정도다.

어쨌거나 바깥세상은 연초록 새순들이 솟아나 신록으로 물들었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의 실천이 여전히 강조되고 있기에 지금 산하의 눈부신 푸르름을 마냥 즐길 분위기도 아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집콕살이’도 자꾸만 길어지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야외활동 제약에 따른 운동 부족과 함께 신체 면역력 저하에 의한 부작용을 염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참에 모두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음을 감안해 건강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와 면역력 개선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녀석’을 소개한다.

그나저나 ‘녀석’이라 칭하니 어감 상 언뜻 나쁜 이미지가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나쁜 녀석’은 절대 아니다. 이리 단호하게 말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UN(국제연합)에서 미래에 우리를 먹여 살릴 특별한 친구로 지목할 만큼 귀한 대접을 하고 있으니 이 녀석들은 오히려 믿음직스럽다고 해야 할 정도다.

그럴지니 정확하게는 ‘몸값 하는 녀석’이라 부름이 마땅하다.

그 연유야 여기서 곧장 밝히겠지만 이 녀석들은 농촌진흥청에서 시행하는 ‘지역전략작목 산학연 광역화사업’에 전국에서 최초로 유일하게 선정되면서 현재 경남 지역 대표적 육성 작목 중 하나로 쑥쑥 자라나고 있다. 물론 다른 지자체에서의 정책적 관심도 과히 뜨겁다.

아무튼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몸값 하는 녀석은 바로 ‘굼벵이’다. 예로부터 우리들이 불렀던 굼벵이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인데 정부에서 실시한 국민 공모를 통해 ‘꽃벵이’라는 예쁜 이름을 법적으로 새로 얻었으며, 2016년 12월 29일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평가를 거쳐 식품공전에 일반식품 원료로 등록돼 지금은 누구나 식품의 제조·가공·조리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꽃벵이는 동의보감에 간과 관련된 질환을 비롯해 중풍 등 성인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으며 실제 민간요법으로 오래전부터 약재로 쓰여 왔다. 하지만 이들 효능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 효능 검증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농촌진흥청과 학계에서 발표된 학술적 내용을 바탕으로 기술했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먼저 영양학적 측면에서 꽃벵이는 건량 기준 조단백질 함량이 57.86%로 매우 높아 새로운 단백질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뿐 아니다.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 중 혈압 강하작용에 영향을 끼치는 ‘올레산(오메가-6)’이 전체 지방산 중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타 유용 영양소들도 많다.

치료제 측면에서는 꽃벵이에 들어 있는 ‘인돌 알칼로이드(indole alkaloid)’가 혈전 치유와 혈행 개선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또한 꽃벵이는 간에 좋다고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는데 최근 연구에서 간 질환에 대한 예방효과는 물론 면역학적으로 간의 실질세포와 비장세포에서의 조직 손상과 섬유화에 관계되는 ‘TNF-α’와 ‘TGF-β’의 생산 억제를 통해 간 손상에 대한 보호 기능이 있다는 게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당뇨병 치료 효과와 항산화력과 같은 생리활성 효능도 우수하다고 보고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미루어 볼 때 꽃벵이는 영양학적인 유용성과 함께 식의약 소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조만간 국민 보건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야흐로 ‘집콕시대’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다들 힘들어 한다. 요즘 같은 때일수록 더욱 건강을 챙겨야 한다.

혹여 식약용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이색적인 먹거리나 건강지킴이가 필요하다면 몸값 제대로 다 하는 기특한 녀석, 꽃벵이를 애용해 보시기 바란다. 그 효능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소개한 바 그대로이니 믿어도 좋다.

 

김일석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곤충산학연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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