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보증 인증서 발급·특수목적법인 조직할 것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농협의 온라인농산물거래소가 지난 18일부터 시범사업 운영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지난 19일에는 매매참가인 자격으로 농산물 거래가 가능한 예비 구매자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도 개최했다. 사업설명회를 통해 온라인농산물거래소의 추진 방향 등을 살펴본다.

 

물량 아닌 품질 따른 가격 결정 구조 형성돼야

이날 설명회는 온라인농산물거래소 사업 추진 방향과 참여 방법 등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이정삼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국내 농산물 거래 역사는 40여 년이나 됐지만 여전히 품질보다는 공판장에 들어오는 물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고 있다”며 “물량이 아니라 품질에 따라 가격이 결정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온라인농산물거래소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미 유럽에선 대부분의 농산물이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거래되고 있을 정도로 관련 체계가 잘 잡혀있다. 온라인농산물거래소는 ‘우리도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온라인을 통한 농산물 거래를 강화해야 한다’는 자각에서 시작됐다. 이에 프랑스 브레따뉴 체소협동조합연합과 벨기에 벨로르타 원예협동조합 등 해외 온라인 도매시장 모델을 일부 벤치마킹했다.

이 과장은 “유럽에선 상품에 대한 거래 가격 등 숫자만을 보고 거래하지만 우리의 온라인거래소에서는 사진과 상세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거짓·과장 정보 제공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까지 마련, 진보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온라인거래소 활성화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온라인농산물거래소 거래 화면. 원산지, 생산년도, 등급, 크기, 포장방법 등과 함께 거래 체결을 위한 최소거래단위, 최저입찰단가 등의 정보가 표시돼 있다

 

온라인 거래 농산물 품질 보증 방안 마련할 것

이번 설명회에는 중도매인을 제외한 대형 소매업체, 온라인 업체 등의 관계자가 다수 초대됐다. 오프라인 농산물 도매시장과 역할이 중첩되는 부분이 있어 기존에 도매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도매인 외에 신규 매매참가인 모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 업체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농산물의 품질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보증할 지에 대해 가장 궁금해 했다.

현재는 양파의 크기에 따른 표준 규격으로 품질을 나누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경도 등에 대한 품질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양파도 경도 측정기를 활용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양파가 손상되고 일일이 측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 과장은 “농식품부는 양파 경도 측정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올 연말까지 관련 데이터를 계속 모아나갈 것”이라며 “연구가 완료되면 당일 출하된 양파의 평균 경도를 기준으로 더 단단한지 무른지 등을 표시하거나 품질을 보증하는 인증서 등을 붙이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과장은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온라인 거래소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온라인 거래를 담당할 수 있는 특수목적법인 등을 조직해 품질을 기준으로 올바른 가격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온라인을 통해 거래 가능한 농산물의 실제 사진을 볼 수 있다. 작은 글씨까지 확대 가능해 구매자들이 사진을 통해서도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은 오프라인보다 높은 수준 형성 전망

농협 공판사업부에 따르면 온라인농산물거래소의 시범사업이 시작된 18일에는 2건, 20일에는 1건, 21일에 2건의 양파 입찰이 이뤄졌다. 18~20일 농협가락공판장의 15kg 양파 특품 1망의 거래가격은 8000원대 후반에 형성됐지만 온라인거래소에서는 동일 상품 작업망 1망의 거래가는 9000~1만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이와 관련 권성호 농협 공판사업단장은 “아직 거래건수가 적고 작업형태가 달라 오프라인 공판장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온라인에서 조금 더 높은 수준에서 거래가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깐깐하게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오프라인보다는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 거래 건수와 관련해서는 “현재 중생종 양파의 경우 이미 계약재배 등을 통해 대부분을 중간유통상인이 저장하고 있어 거래가 많이 발생하기 어렵다”며 “만생종의 본격 거래가 이뤄지는 다음달 20일 이후 온라인거래소를 통한 출하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매매참가인 자격으로 참여를 원하는 업체는 온라인 홈페이지(newgp.nonghyup.com)에서 온라인 회원 가입 후 공판장의 승인을 얻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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