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엘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30일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민간 우주선을 쏘아올렸다. 그리고 우주인 2명을 태운 민간 우주선 ‘크루 드래곤’은 지난달 31일 무사히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들어갔다. 민간 우주선이 발사되는 순간과 ISS와 도킹하는 순간을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숨죽여 바라봤고 환호성을 터뜨렸다. 엘론 머스크의 꿈과 상상력이 실제로 구현되는 순간은 말 그대로 벅찼다.
 

과연 인간의 상상력과 기술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살아있는 동물의 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배양해 생산되는 동물성 단백질인 배양육도 벌써 상당 수준에 올라왔다는 보고다.
 

GS&J인스티튜트가 지난 2일 발간한 ‘시선집중 GSnJ 제279호’에 따르면 지난 1999년 네덜란드에서 연구가 시작돼 현재 실험실에서 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다는 배양육은 기존 축산보다 토지 사용량은 99%, 온실가스 배출량은 96%, 에너지 소비량은 45%를 감소시킬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고 한다. 또한 사육 환경이나 도축과 관련된 동물복지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생적인 배양과정을 통해 생산돼 안전성을 확보하기 쉽고 가축 전염병 발생 위험도 없다고 한다.
 

이에 더해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강화된 육류를 선택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데다 멸종위기 동물의 배양육을 생산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도 있다고 한다.
 

현재 77억 명이 넘는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단백질 수요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축산으로 이러한 수요증가를 충족하는 데는 자원 부족과 환경 부담 증가 등으로 한계가 있는데다 개인이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단백질 공급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배양육이 이 모든 것을 완벽히 해결하는 건 아니다. 보고서에도 제시하듯 배양육은 생산비가 개발 초기보다는 대폭 감소했지만 아직도 100g당 4만 원에 달해 가격경쟁력이 없고 질감, 맛 등 관능적 요인도 기존 육류보다 떨어지며, 영양학적 특성과 식품 안전성에 관한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고 한다.
 

배양액으로 녹조류나 버섯 추출물을 이용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은 효율성이 낮아 현재는 말이나 소의 태아 혈청을 사용하기 때문에 배양육 생산을 위해서는 임신우를 도축해야 하는 모순도 안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배양육은 색깔, 향, 맛 등 관능적 품위가 육류에 뒤지고 ‘실험실 배양’이라는 생소한 방식으로 생산되는데다 유전자 조작 과정이 없지만 소비자들은 거부감을 보여 미국과 독일은 기존 육류 대신 배양육을 소비하려는 의향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보고서는 배양육은 장점이 많고 필요성도 있지만 아직은 기술적인 한계와 높은 생산비, 소비자 거부감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일반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약했다. 
 

그러나 우리의 상상력은 난관이 있을 뿐 엘론 머스크의 크루 드래곤처럼 언제나 눈앞에 현실로 펼쳐졌다. 앞으로 배양육은 소비자의 거부감을 없애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개발될 가능성이 높고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충분하기에 국내 축산분야도 마냥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배양육이 장기적으로 축산업을 일정 부분 잠식하거나 육류를 대체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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