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과학적인 진단능력·방역성과 '인정'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검역본부, 아시아권에서
단일기관 중 8개로 '최다'

세계적 동물질병 전문기관으로 
도약 기대

▲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조류인플루엔자 OIE 표준실험실로 인증받은 검역본부 AI 실험실.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는 최근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온라인 투표에서 조류인플루엔자 OIE 표준실험실(OIE Reference Laboratory)로 인증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검역본부는 아시아권에서 단일 기관으로 가장 많은 8개의 OIE 표준실험실을 운영하게 됐다.

 

# 2009년 소 브루셀라병 시작 올해 조류인플루엔자 인증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지난달 개최 예정이던 제88차 OIE 총회가 취소되면서 주요 안건에 대한 회원국의 온라인 동의 절차를 거쳐 우리나라의 조류인플루엔자 OIE 표준실험실 인증이 지난 16일 최종 결정·통보됐다.

이에 따라 검역본부는 2009년 소 브루셀라병을 시작으로 2010년 뉴캣슬병, 2012년 사슴만성소모성질병, 광견병, 2013년 일본뇌염, 2016년 구제역, 살모넬라증에 이어 모두 8개의 OIE 표준실험실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까지 한·중·일 3개국의 OIE 표준실험실 지정 현황을 살펴보면 검역본부처럼 전문연구기관인 중국 농업과학원은 7개 질병(구제역, 양타일레리아병, 조류인플루엔자, 광견병, 말전염성빈혈, 낭미충중, 감보로병)에 대한 OIE 표준실험실 인증을, 일본 국립동물위생연구소는 4개 질병(소해면상뇌증, 우역, 돼지열병,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한 OIE 표준실험실 인증을 받았다. 검역본부가 아시아권에서 단일 기관으로는 가장 많은 OIE 표준실험실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OIE는 전 세계적인 동물보건 증진을 위해 1924년에 창설돼 지난 5월말 기준으로 182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된 동물보건 분야를 대표하는 국제기구다. OIE 표준실험실은 해당 질병 분야의 과학적·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해 OIE를 대신해 회원국의 검사 의뢰 시료에 대한 진단, 진단 표준품과 진단액 개발·보급, 과학적 기술자문과 교육·훈련 제공 등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OIE에서 지정(인증)한 실험실이 가축전염병 114종에 대해 미국, 영국, 프랑스, 한국, 일본 등 총 37개국에 274개 표준실험실이 지정돼 있다.

 

#아시아지역 조류인플루엔자 방역관리 선도 기대

조류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가 닭·오리 등 조류에 감염돼 발생하는 전염병이며, OIE에서 정하는 판정 기준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구분된다. 특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닭, 칠면조 등에서 폐사율이 100%에 달할 수 있는 급성 가축전염병으로 가축전염병예방법상의 1종 가축전염병이고, OIE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는 질병이다.

이 질병이 만약 가금류에 전파되면 사회·경제적 피해가 막대할 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감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특히 국경을 넘나드는 전파특성으로 원헬스(One Health) 기반 질병관리 분야에서 중요한 글로벌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이번 표준실험실 인증은 그간 7차례에 걸친 발생 과정에서 축적된 선제적이고 과학적인 진단능력과 방역성과를 국제사회가 인정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가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는 아시아지역의 조류인플루엔자 방역관리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이번 OIE 표준연구실 인증을 통해 검역본부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동물 질병 전문기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아시아권에서 단일 기관으로는 가장 많은 8개의 OIE 표준실험실을 운영하게 된 만큼 세계 표준이라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갖고 동물질병에서도 K-방역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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