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줄곧 상대적 소외를 받아 오고 있는 농어업·농어촌분야가 한국판 뉴딜(New Deal)정책을 내세운 이번에도 정책측면에서 패싱(Passing) 당한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청와대는 최근 국민보고대회에서 한국판 뉴딜계획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100년으로 도약하는 대전환을 선언한다고 천명했다.

한국판 뉴딜은 그린과 디지털이라는 2개 의제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그린 리모델링, 그린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그린스마트스쿨, 스마트 그린산단 등을 추진하기 위해 2025년까지 정부지원과 지방자치단체, 민간을 포함 약 16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농업계에서는 이러한 정부 방침과 관련, 농업·농촌이 배제돼 있다는 점에 크게 반론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그린디지털이라는 커다란 한국판 뉴딜정책에서 농업·농촌에 대한 의제가 전혀 논의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그린정책과 과학적 접근을 통한 선진농업에 대한 디지털 농업을 추구하는 농업·농촌을 등한시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국내 AI(인공지능)관련 농업연구팀 디지로그가 농업강국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인공지능 농업대회에서 최종 3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

이 대회에는 전 세계 21개 팀이 참여했으며 대부분 글로벌 IT(정보통신)기업이나 정부 산하기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것과 달리 디지로그팀은 자발적으로 구성된 민간 팀으로 이룬 성과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농업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로 알려진 네덜란드와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한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우리 농업기술에 대한 미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지해야 하는 대목이다.

또 하나의 화두인 그린이라는 측면에서의 농업·농촌의 중요성도 주목해야 한다. 이번 한국판 뉴딜에서는 사회나 경제 전반적인 분야에서 개혁을 추구하고 있지만 안전한 먹거리의 생산과 공급에 대한 농업·농촌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배려되지 않았다. 여기에 일자리 창출 분야에 농산어촌이 배제돼 인구절벽과 안정적 먹거리 공급 등의 의제도 거론되지 않고 있다.

그린뉴딜, 디지털뉴딜을 논의하면서 이에 대한 기초가 되는 농업·농촌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농업계는 우리 정부가 바라보는 농업·농촌에 대한 의식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볼 수밖에 없다.

또한 관련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청와대 관련 비서관들의 관심이나 능력이 어디를 향하는 지에 대한 의구심도 떨칠 수 없는 대목이다.

더 이상 농업·농촌이 우리 국정 정책에서 패싱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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