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영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우리나라의 완전모유수유율은 출산직후에는 95% 정도이나, 생후 6개월이 되면 18.3%로 감소한다. 즉 아기가 생후 4개월이 지나면 대부부의 엄마들이 모유와 조제분유를 함께 먹이는 혼합수유를 시작하거나 영유아식과 이유식 등을 준비한다. 
 

영유아 시기는 일생에서 성장이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시기로 뇌를 포함한 신체와 정서적 발달이 이뤄진다. 따라서 이 시기에 부적절하거나 과다한 영양 공급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나 사망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콩을 기반으로 한 영유아식은 우유를 기반으로 한 조제 분유와 유사하게 연령에 알맞은 영양 조제 기준에 맞춰 제조된다. 
 

미국 조제 분유 시장의 약 20∼25%는 콩을 기반으로 한 유아식이며 현재까지 2000만 명 이상의 영유아들이 태어난 첫해에 콩을 기반으로 한 조제분유를 섭취했다. 미국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AAP)에서는 모유는 영유아에게 최적의 영양을 제공하지만 콩을 기반으로 한 조제분유 역시 정상아(term-infant; 조산아에 대한 상대개념)의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안전한 영양을 제공한다고 결론지었다. 
 

콩유아식의 섭취에 대한 대중의 가장 큰 우려는 콩에 함유돼 있는 식물성 호르몬인 이소플라본이 나타낼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 때문으로 주로 성호르몬과 관련된 조기 성성숙이나 불임, 그리고 호르몬의 작용에 민감한 유방, 자궁 부위의 종양 발생위험성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고려해야 할 사실은 이소플라본을 함유한 콩의 섭취와 단일 성분인 이소플라본의 섭취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콩은 수백 종의 다양한 미량 식물영양소(phytochemicals)들로 이뤄진 식품으로 콩 식품의 섭취는 위장관에서 흡수된 다양한 성분들이 나타내는 종합적인 효과로 이해해야 한다. 그 근거로 분리대두단백(콩 단백질 함량 80% 이상의 식품소재)을 급여한 암컷 쥐의 자궁과 유선 조직의 유전자 발현 양상은 분리대두단백에 포함된 동일한 양의 이소플라본을 순수하게 정제해 급여한 경우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콩유아식의 섭취 후 20∼34세가 된 성인의 내분비기관과 번식기관의 변화를 추적한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콩유아식 섭취에 의한 부정적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콩을 기반으로 한 영유아식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이 성장 후 번식이나 내분비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소화와 면역기능이 미성숙한 영아기에 빈번히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식품과의 연관성이 높아서 식이에 대한 제한을 초래해 어린이의 성장을 지연시킨다. 국내에서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단받은 우유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과거력이 있는 생후 5~10개월 영아를 대상으로 12주 동안 완전가수분해분유(우유단백질을 완전히 가수분해해서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도록 처리한 저항원성 특수조제분유) 또는 액상콩유아식을 제공하고 유아식의 유형에 따른 임상증상, 영양상태와 면역지표의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두 그룹 모두에서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호전, 정상적인 성장률을 나타냈으나 면역학적 지표의 뚜렷한 개선 여부는 관찰되지 않았다. 
 

위의 연구 보고에서와 같이 일반적으로 유아가 우유단백질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거나, 유당을 소화하기 어려운 유당불내증이 있는 경우에는 콩을 기반으로 한 조제 분유를 중요한 선택지로 사용하기도 하며 일부 긍정적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이제 더 이상 막연한 불안감으로 콩유아식을 외면할 필요는 없다. 영유아기에 적절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은 평생의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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