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최기수 발행인]

요즘은 점심을 편의점에서 구입한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다. 다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COVID-19) 때문이다. 여기에서 두 가지 뉴 노멀(New Normal)’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방역수칙으로 대인 접촉을 피하는 비대면이고, 둘째는 생활 깊숙이 다가온 HMR(가정대체식)시장 급성장이다.

COVID-19에 지친 지구촌은 임상실험 3단계까지 와 있는 백신 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백신이 나오면 COVID-19에서 탈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걸고 있지만, 백신보다 마스크가 더 나을 거라는 전문가들의 고언도 쏟아지고 있다. 백신이 나오더라고 COVID-19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진단 같고, COVID-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농업분야도 COVID-19 이후 농산물 거래시스템에서 엄청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비대면 효과에 따른 온라인 거래 증가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5일 발표한 ‘20206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거래액은 415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1.6%나 폭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늦어도 내년이면 5조 원 규모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거래금액을 추월할 거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다음은 온라인 경매라는 새로운 농산물 거래방식의 대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를 통해 시범적으로 온라인 경매시스템을 선보였고,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책사업으로 농협 온라인농산물거래소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사업 초기라서 사업성과에 대한 판단은 이르지만 순조로운 출발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도 온라인 경매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단순한 이미지 경매를 넘어 뉴 노멀에 대응하는 온라인경매시스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온라인경매는 비대면은 물론이고 유통단계를 축소시켜 물류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피할 수 없는 뉴 노멀이 아닐 수 없다.

산지는, 생산자는 뉴 노멀인 온라인경매시스템에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품질의 균일화이다. 온라인경매는 상품(商品)에 대한 신뢰를 기본으로 한다. 생산자는 균일한 품질의 농산물을 포장 출하해 구매자에게 신뢰를 얻어야만 지속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현재와 같이 모든 농산물 포장박스에 품질등급 으로 표기되는 품질표시제로는 상품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없다. 품질 수준에 맞게 품질등급을 정확하고 정직하게 표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현실로 옮겨져야 한다.

농산물온라인거래에 대응한 올바른 농산물 품질등급 표기를 위해서는 객관성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COVID-19 사태를 거치면서 한우고기도 온라인거래가 활성화됐다는 소식이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고가인 한우고기를 구입할 때 온라인보다는 직접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마켓을 선호해 왔는데, 이번에 이 같은 소비행태가 깨졌다. COVID-19 사태를 계기로 품질등급제를 믿고 한우고기도 온라인으로 구매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농산물온라인경매에서 구매자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농산물품질등급기준이 마련되고 조기에 정착돼야 한다. 농산물품질등급기준 마련과 조기정착은 바로 농식품부와 생산자 공동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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