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재고량 갈수록 부담…소비 확대·수출지원책 강화해야


코로나19 이후

학교급식 등 주 소비처

소비부진 영향…대책 시급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국내산 돼지고기 후지의 재고와 가격이 심상찮다. 지속적으로 뒷다리 재고가 쌓이면서 한돈의 전체적인 수급이 꼬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산 후지 재고량 전체 돼지고기 절반 넘어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말까지 국내산 돼지 도축마릿수는 약 10632000마리로 돼지고기 생산량은 59만 톤이고 재고량은 14.6%86000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후지 생산량은 17만 톤, 재고량은 46000톤으로 전체 재고량의 53.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입돼지고기는 약 206000톤이 들어왔고 국내산 후지와 대체되는 전지의 수입량은 34000(수입재고량의 40.5%)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7월 돼지 도매시장 평균가격은 kg4889(제주제외)인 반면 국내산 후지는 2400원에 머물고 있다. 이는 수입 전지 평균가격인 3250원 보다 낮은 것이다.

문제는 국내산 후지 재고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산 전체 돼지고기 대비 후지 재고 추이는 20181225.4%에서 지난해 633%, 1233.9%, 올 들어 지난 652.9% 등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산 뒷다리와 수입 전지 재고량이 쌓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학교급식 등 주 소비처의 소비부진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부 육가공업체의 경우 적자경영이 심각해 소위 ‘9월 위기설을 넘어 ‘10월 부도설등이 시중에 떠돌고 있는 형국이다.

 

#재고 주요 원인 소비부진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최근 대한한돈협회와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는 협회장 간담회를 개최했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수급상황 점검회의 등을 가졌다.

이 자리에선 뒷다리 재고 주요 원인으로 소비부진이 지목됐다.

최진성 한국육가공협회 국장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국내 식료품산업 전체가 소비부진을 겪고 있다평소 중소기업은 3개월, 대기업은 5개월 가량의 재고량을 가지고 있지만 학교급식, 기업단체 급식 등이 중단되면서 현재는 5~8개월치의 재고물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이어 단체급식 담당자에 인센티브, 소비 할인행사 등을 추진하도록 하고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육가공품 수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현정 도드람푸드 이사는 도드람은 연간 100만 마리 돼지를 생산하고 있어 재고가 크게 늘었고 학교급식이 중단돼 지난 7월 기준 후지 5만 톤의 재고가 있는데다 하반기에 크게 늘 것이라며 후지 소진방법으로 해외수출이 필요하며 기존 지정작업장에서 도축한 비수출용 물량에 대해서도 수출이 가능할 수 있도록 검역증 발급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 이사는 학교급식이 안되는 만큼 군납 사용량 확대가 필요하며 후지를 이용한 생햄을 대량으로 생산해 어려운 이웃과 시설, 해외 원조 등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철 팜스토리한냉 이사는 내년까지 뒷다리 재고의 정체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햄, 소시지 업체에서 기존 대비 생산량을 5%씩 늘리고, 급식물량 중 돼지고기 사용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앞으로 늘어나는 물량만큼 최소 6개월 비축비용 지원이 필요하며 기존 햄, 소시지 업체와 더불어 도시락 업체, 홈쇼핑 업체 등 한돈을 사용하는 모든 업체를 대상으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광일 대상 부장은 국내 육가공업체는 일부 베이컨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국산화 돼 있다이미 7~8개월 재고를 가지고 있어 내년 설에 포커스를 맞춰 소비확대 방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수출 확대 필요성 강조

현장에선 수출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안동천 성민글로벌 회장은 글로벌시대를 맞아 돼지고기 가격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구제역 등 질병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베트남 등의 수출길이 열리면 후지 수출이 가능한 상황이어서 국내 축산 발전을 위해선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는 등 수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국장은 식육포장처리업체의 원료돈 구매자금 지원과 농신보 보증한도 확대, 회수 금지 등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물류비 외에 소비확대 지원금액에 상당하는 수출장려금 지원 등 수출 활성화자금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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