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지난해 916일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농가, 17일 경기 연천군에 위치한 농가, 23일 김포시에 위치한 농가가 각각 ASF(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를 하면서 정부 방역당국은 초비상이 걸렸었다.

지난해 ASF 발생으로 돼지 살처분·수매가 이뤄진 시군은 경기 연천과 파주, 김포, 고양, 인천 강화 등으로 이들 지역에서 살처분·수매한 돼지는 모두 446520마리에 달하고 경기·강원 지역 살처분·수매 농가는 261곳에 이른다. ASF가 사육돼지에서 발생을 멈춘 지 1년 만인 지난 21ASF 피해를 입었던 경기 연천지역 양돈농가들이 재입식을 군에 신청했다는 소식이다. 경기·강원 지역 살처분·수매농가의 재입식 절차가 공식적인 첫 발을 뗀 셈이다.

강화군이 지난 8ASF의 전국적 확산 차단과 조기 종식을 위해 예방적 살처분 조치에 동참해 피해를 입은 관내 양돈농가를 지원한다고 밝힌 데 이어 연천지역 5개 농가의 재입식 신청 소식은 하태식 대한한돈협회장의 말을 빌리자면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준길 ASF 희생농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연천지역 살처분·수매농가 5개 농가는 지난 21일 연천군청에 양돈농장 재입식 점검 평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재입식은 절차에 따라 시·군이 양돈장의 청소·소독·세척 점검을 실시하고, 현장양돈수의사·지자체·농림축산검역본부 등으로 구성된 평가반이 농장 방역평가를 실시하는 순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농가들은 빠르면 추석 이후인 다음달 중순부터 재입식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년간을 돌아보면 코로나19로 물심양면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돈협회와 피해 농가들은 청와대, 국회,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수차례 재입식을 요구하는 시위와 집회를 갖고 재입식 지연의 부당성과 억울함 등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특히 엄청난 부채와 이자 부담으로 고전을 거듭하던 피해 농가들은 이대로 영영 돼지를 키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근심 가득한 하소연들을 쏟아내기 바빴다.

조속한 재입식을 위해 ASF 희생농가 비상대책위원회, 전문가 등은 그동안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제시하는 기준에 맞는 적용방안 설명자료집까지 만들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의견 조율을 거쳤다.

이번 재입식 신청서 제출은 한마디로 농가의 희망과 기대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이다. 신청서 제출이 단순히 재입식 심사 기준을 통과하거나 재입식 그 자체에 목적을 두는 게 아니라 ASF가 빈번하게 야생멧돼지에서 발생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농장으로 전파되는 것을 확실히 차단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특히 방역의 효율성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재입식이 농가별 생존과 더불어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분명히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과거처럼 안일한 차단방역과 접근으로는 여전히 전파 우려가 큰 ASF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다. 정부도 농가들의 눈물겨운 재입식 노력을 충분히 살펴서 중점관리지역 지정과 환경검사 등 재입식을 위한 과정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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