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KMI 수산업관측센터 팀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올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여전히 어려움에 처해 있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을 빼고도 우리나라 수산업 역사에 기억될 일들이 많을 것 같다. 지난 8월 28일 ‘양식산업발전법’의 시행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양식업은 1976년 ‘내수면 어업개발 촉진법’이 시행된 이래로 ‘수산업법’과 ‘내수면 어업법(구 내수면 어업개발 촉진법)’으로 이원화해 관리하고 있었으나, ‘양식산업발전법’의 시행으로 과거에 비해서는 보다 통합적인 양식 관련 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러한 제도 변화는 ‘최근까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구 증가로 인한 새로운 식량 수요에 대응하고, 단백질 공급원으로써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양식업의 종합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50년 동안의 우리나라 양식업의 성장을 부류별로 살펴보면 해조류와 갑각류는 비교적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패류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성장 속도가 낮아졌으며, 어류는 2010년대 들어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생산량 증가율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 양식업 전체 생산량은 연평균 5.8% 성장했으며 해조류와 갑각류의 연평균 생산량 증가율은 각각 7.4%, 8.1%씩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패류 생산량 증가율도 해조류와 갑각류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연평균 1.6%씩 비교적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양식 어류의 경우는 연평균 0.1%씩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다른 부류와 달리 양식 어류 생산량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는 원인을 찾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활어회 중심의 소비에 대응하기 위한 어종을 중심으로 한 양식 생산 구조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해외의 양식 어류 시장은 어떤 상황일까? 연간 100만 톤 이상이 생산되는 양식 어류에는 잉어류, 틸라피아, 메기류, 대서양 연어 등이 있으며 잉어를 제외하고는 생산과 소비가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신선·냉장 또는 냉동품으로 가공된 상태로 활발하게 교역이 이뤄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국민 소득의 증가와 함께 꾸준하게 성장했던 활어회 시장은 최근 그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양식 어류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생산량 증가율은 과거 10년(2000년∼2009년)의 연평균 증가율 17.3%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졌다. 양식 활어와 수입 활어를 포함한 활어회 시장 규모 또한 최근 10년 사이 연평균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결국 해외의 사례에서처럼 우리나라 양식 어류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횟감용 활어 공급 중심에서 신선·냉장 또는 냉동 가공품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장성 있는 어종에 대한 양식을 확대하는 것이라 하겠다.
 

다행히 국립수산과학원과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등에서 참조기를 대상으로 양식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해서 시도되고 있으며 순환여과식 양식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첨단 양식 기술 개발 또한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추진되고 있다.
 

비록 본격적인 생산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 수준이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10년 전 제주도를 중심으로 참조기 양식이 시도됐다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중단된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의 연구 개발에 대한 지원에 더해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현재 참조기 양식에 사용되는 고가의 광어용 사료가 아닌 참조기 사육에 적합한 경제성과 품질을 가지는 사료의 개발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연근해산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가지는 시장에서 ‘양식산’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상품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되기 위한 품질에 대한 검증과 홍보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참조기 양식의 성공은 단순히 새로운 양식 어종의 개발에서 그치는 문제가 아닌 정체돼 있는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 식량자원을 개발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더해 양식 강국으로서의 우리나라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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