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코로나19와 집중호우, 장마, 태풍 등 연이은 자연재해로 농업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중호우, 장마, 태풍 등 수해의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지만 이후 병해충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농업인이 실제로 겪고 있는 피해와 고통은 단순히 침수피해, 낙과피해 등만으로 가늠해선 안 되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원제나 중간체, 부재 등의 수급마저 요원하지 않아 태풍 이후 급증한 농약(작물보호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등 현장의 불편을 초래했다. 환경 관련 규제 강화,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원제 등의 수급에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농약 원제 수입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97.6%에 달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체 기술력으로 농약 원제를 개발하고, 확보해야 하는 시급성이 다시금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 여건은 농산업계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 특히 원제 개발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른 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내 제조사들이 과감한 투자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 역시 특정 업체에 대한 지원으로 이어져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수입의존도를 줄이고, 국내에서 자체 생산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을 때도 농약 원제 개발을 위한 투자는 빠졌다. 올해 한국판 뉴딜 추진 계획을 발표하는 순간에도 농약 원제 개발은 없었다. 고령농 증가와 농촌의 인구감소 등에 대응해 농작업자의 편의성을 더한 농자재 개발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단위 면적당 농약 사용량이 많다고 지적하는 게 지금 우리 농업의 현실이다.

농업인이 불편 없이 안전하고, 편하게 농사짓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전방위적인 투자와 노력, 무엇보다 농업을 둘러싼 전후방 산업에 대한 세심한 이해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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