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국내 쌀 산업의 SOC(사회간접자본)시설이라 할 수 있는 RPC(미곡종합처리장).

RPC1992년부터 농어촌구조개선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 2002년까지 328개소가 설치됐고 이후 RPC 통합 등을 통해 규모화작업이 이뤄져 현재는 농협과 민간을 포함 207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RPC는 산물벼 반입부터 건조, 저장, 도정, 제품출하, 부산물처리까지 일관체계 완성을 통해 우리 쌀산업의 일대 혁신을 이뤘다. 또한 농가소득 증대와 노동력 절감, 중노동 해방을 통한 농업인 복지향상에도 크게 기여하는 등 성공한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쌀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RPC가 향후에도 지속가능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바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할 수 있는 인적역량이 부족하고 정책적 관심도 낮다는 점에서다.

국내에 RPC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주도의 막강한 지원과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전문인력, RPC관련 업체 등 산학관연의 유기적인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RPC 정책사업이 종료되고 대학과 연구소 등의 전문인력은 대부분 퇴직을 했다. 여기에 관련된 학계는 후계인력도 양성하지 못했다.

따라서 산학관연 체계가 붕괴되고 기술적 단절 현상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RPC 전문인력 양성과 산학관연체계의 복원을 위한 특단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속적인 기술의 발전 없는 산업은 결코 경쟁력도, 지속성도 있을 수 없음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국내에 설치된 RPC20여년에 달하는 노쇠한 시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시설로는 우리나라 쌀 산업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없다는 의문을 불식시킬 수 없다. 개보수나 새로운 시설을 갖춰야 하지만 관련된 연구인력도, 정책적인 뒷받침도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다.

쌀은 우리의 주식이고, 농업총생산액 중 84000억 원을 차지하는 핵심 작목이다. 식량안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작목일 뿐만이 아니라, 농가의 주 소득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배를 통한 부가가치 증대는 쉽지 않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HMR(가정간편식)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더불어 즉석밥 등 밥 시장규모도 3조 원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커지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보면 RPC는 쌀의 1차 가공을 통한 보급뿐만이 아니라, 식품산업과 연계한 소재 산업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팜이 우리농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따라 RPC 산업도 재배이력부터 산지처리, 소비에 이르기 까지 아우를 수 있는 스마트 RPC’ 개념을 도입한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시작한 ‘RPC 전문인력 양성교육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를 통해 양성된 전문인력은 RPC 기술향상은 물론, RPC공장장협의회 등에로의 재교육을 통해 스마트 RPC를 키워가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산학관연체계의 복원과 더불어 RPC산업이 우리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축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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