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족'·'홈디족'·'홈베이킹족' 지갑 열게 하는 쌀 디저트 전성시대

전통떡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맛의 떡상품에 관심 커져

과일 토핑 얹거나 커피·초콜릿
첨가한 ‘혼종떡’ 속속 등장

재구매율높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 중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쌀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 절편, 가래떡, 인절미, 누룽지 등 전통적인 쌀 가공식품만 떠올렸다면 당신은 이미 올드보이(Old Boy)’.

최근 쌀이 범접하지 못하는 밀가루의 영역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쌀 가공 기술의 발전으로 밀가루의 단점은 보완하고 쌀의 강점은 부각시킨 다양한 제품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쌀 가공식품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쌀 가공식품의 성장 가능성을 엿본다.

독특한 쌀 디저트로 주목받은 커피과자 설기
독특한 쌀 디저트로 주목받은 커피과자 설기

 

그저 그런떡은 ‘NO’

국내 쌀 가공식품 시장과 기술 수준은 최근 급격히 성장했다. 밥용 쌀 소비량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판단 이후 정부나 단체, 개인 단위의 다양한 연구가 이어졌고, 쌀 가공식품도 영역 확장의 계기를 맞았다.

1~2인 가정 증가에 따라 잘 차려먹는 한 끼보다는 간단히 즐기면서도 든든함을 함께 챙길 수 있는 간편식, 디저트의 수요 증가도 쌀 가공식품 시장의 성장에 불을 붙였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떡도 전통적인 형태에서 탈피해 새로운 맛과 향을 입기 시작했다. 절편, 가래떡, 인절미 등 전통떡에 사과, 딸기 등 과일을 토핑으로 얹거나 마늘, 고구마, 커피, 초콜릿 등을 첨가한 혼종떡이 등장했다.

굳지 않는 떡, 구워먹는 떡, 찌거나 굽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떡 등 전통 방식 제조 떡의 단점을 보완한 떡들도 등장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15일까지 마켓컬리를 통해 판매된 떡 관련 상품의 수는 지난해 대비 4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떡 상품이 다양화·세분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른 온라인몰인 11번가도 마찬가지다. 11번가 관계자는 전통 떡과는 차별화 된 새로운 맛의 떡 상품들에 소비자들이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고루한 명절 선물로 인식되던 떡, 한과 등 쌀 가공식품은 최근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20일간 떡과 한과 등 쌀 가공식품 선물세트의 판매량은 지난해 추석에 비해 59%, 지난 설에 비해선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컬리에서 최근 판매량이 늘고 있는 설기 제품.
마켓컬리에서 최근 판매량이 늘고 있는 설기 제품.

 

다양한 맛으로 무장한 쌀 디저트등장

쌀 가공식품 시장의 변화는 비단 떡에서만 포착되는 흐름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쌀가공식품협회 주관으로 매년 열리는 쌀가공품 품평회 톱(TOP)10’에서도 새로운 쌀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와 시장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관능평가와 소비자 선호도평가, 현장평가 등을 종합해 선정하는 쌀가공품 품평회에서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순위에 오른 10개의 제품 중 디저트류가 절반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커피과자가 뿌려져 있는 설기, 라이스칩 사이에 초콜릿을 넣어 만든 초코샌드, 국내산 쌀과 카카오닙스를 고온·고압으로 구워낸 과자 등 쌀을 활용한 디저트류가 맛과 선호도 면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변혜정 한국쌀가공식품협회 기획홍보팀 대리는 예전에는 쌀 원물이나 쌀가루, 쌀과자 등에 국한돼 있었지만 최근 2~3년 사이 유아식 쌀 가공식품과 쌀 디저트 시장의 성장 등으로 밀가루를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쌀 가공기술력의 발달도 바탕이 됐지만 건강하면서도 간편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쌀 가공식품의 다양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쑥쑥 성장하는 쌀 베이커리 시장

고급 디저트 시장에서 쌀은 또 다른 변화를 꾀하고 있다. 밀가루 빵을 대체하려는 노력과 함께 쌀빵의 품질과 건강 우수성 등에 대해 긍정적 인식이 높아지며 쌀 베이커리 시장도 서서히 꿈틀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국민영양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일 백미 섭취량은 2010~2012177.49g에서 2016~2018143.1g으로 19.38% 줄었지만, 같은 기간 빵 섭취량은 17.42g에서 20.18g으로 15.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점 밥 대신 빵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빵을 중심으로 한 고급 디저트 시장의 급성장과 홈베이킹족의 증가는 향후 쌀 베이커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활짝 열어놓고 있다.

류재은베이커리의 류재은 대표는 최근 한국조리학회에 발표한 논문에서 “2002년 한 식품업체가 쌀 3%가 함유된 식빵을 첫 출시한 이후 이제는 대형 빵 ·디저트 기업에서 앞다퉈 쌀 베이커리류를 출시하고 있다쌀 베이커리 시장은 높은 재구매율과 소비자 요구에 따라 확장,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Interview]류재은 류재은베이커리 대표

류재은 대표
류재은 대표

쌀 베이커리 고급화·다각화 전략 필요
케이컬쳐 이용한 해외진출도 충분

 

자신의 만족을 위해 다소 비싼 가격이더라도 지갑 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포미족(ForMe)’, 혼자 디저트를 즐기는 홈디족’, ‘홈베이킹족등 다양한 개인의 요구가 쌀 베이커리 시장을 견인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류재은베이커리의 류재은 대표는 향후 쌀 베이커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 전 세계적인 글루텐 프리 시장의 성장도 쌀 베이커리 시장 성장의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쌀 베이커리의 고급화, 다각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류 대표는 쌀 베이커리 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기대효과가 크다쌀 베이커리 타운 조성, 원데이 클래스 등 체험프로그램의 개발, 쌀 베이커리의 세계화 등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상생의 선순환 구조 형성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케이컬쳐(한류문화)를 이용한 고급화된 한류 베이커리의 개발과 해외 진출 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설비, 포장, 유통, 마케팅 등 전반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류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류재은베이커리는 경기 파주의 대표 쌀 브랜드 한수위쌀을 이용해 쌀빵, 쌀카스테라, 쌀롤케이크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지역 대표 명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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