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석 경남과학기술대 곤충산학연협력단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김일석 경남과학기술대 곤충산학연협력단장
김일석 경남과학기술대 곤충산학연협력단장

미래 식량으로 칭송 자자한 대한민국 식용곤충을 어찌 불러야 할까. 한충(韓蟲)? 진품명충(眞品名蟲)? 이도 아니면 대충대충(大蟲大蟲)? 실은 물어보는 그 자체가 잘못이다. 사실 소비자 마음에 꽂힐만한 식용곤충 브랜드 이름은 아직 없다.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더럽고 징그러워 피하고 싶은 그런 이미지가 여전한 그냥 ‘곤충’으로 불린다. 그런 까닭에 필자는 식용곤충이 명실상부한 브랜드가 되기 위한 선결조건인 ‘보증된 품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을 나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브랜드는 자기의 얼굴이자 자신만이 가지는 개성을 강렬하게 표출하는 트레이드마크다. 브랜드 자산의 구성요소는 브랜드 충성도, 브랜드 인지, 지각된 품질, 브랜드 연상 등으로 이뤄진다.

이 네 가지 중에서도 필자는 소비자의 주관적인 판단이자 제품의 전반적인 품질이나 우수성에 대한 인지를 의미하는 ‘지각된 품질(perceived quality)’에 특별히 주목한다.

그 이유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소비자가 인지하는 품질에 의해 상당 부분 좌우될 수밖에 없는데,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식용곤충은 건강 지향적 식품으로서의 영양적 가치는 물론 생리활성 기능을 가진 면역식품으로서의 기능적 품질요인에서도 충분히 강점을 갖춘 만큼 품질에 기반한 브랜드 아이덴티티(BI) 정립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품질에 방점을 둔 식용곤충 브랜드 만들기의 선결 조건은 무엇보다도 균일한 품질을 담보하는 철저한 생산관리에 있다. 이점을 고려해 필자는 꽃벵이와 갈색거저리를 대상으로 3년째 품질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분석대상은 다양한 먹이원에 함유된 중금속과 또한 이들 사료를 먹고 생산된, 그리고 절식 이전 보조 사료별로 생산된 각각의 제품들이다. 이들에 대해 일반성분, 아미노산, 지방산, 미네랄, 항산화 성분과 그 활성 등을 분석했다.

조사 개요를 이리 장황하게 나열한 이유는 이들 평가요소 모두에서 품질편차가 컸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아무튼 품질속성 간에 일관성이 없었다는 사실은 생산 현장에서 먹이와 사양 매뉴얼이 제각각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임과 동시에, 생산기술 통일에 의한 품질 균일화 대책 마련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당위성을 역으로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제안한다. 먼저 생산단계에서의 품질 변이 최소화를 위해서는 최소한 3가지는 통일해야 한다. 이른바 ‘3통(統)’이다. 이는 종충과 먹이, 사양관리의 통일을 말한다. 브랜드 곤충생산과 품질의 균일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3통은 준수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지자체)와 관련 기관에서는 그간 개발된 핵심기술과 특허기술을 중심으로 생산자 조직화에 도움을 주고 동시에 균일한 품질 생산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기술 중심의 전업형 핵심농가를 조직화하면 품질 균일화는 물론 안정적 생산공급 기반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식용곤충 브랜드 개발과 연계된 품질 균일화 사업은 곧장 실행할 수 있다.

먼저 ‘종충통일’은 우수한 종자의 개발과 보급을 위해 설립된 ‘곤충종자보급센터’를 활용한다. 또한 ‘사양관리 통일’은 현장 기술의 타당성을 검증한 후 표준화해 적용한다. 마지막으로 ‘먹이통일’은 시중에 유통 중인 상업적 사료로 통일해서 급여하면 큰 무리는 없다.

하지만 보다 바람직하기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한 식용곤충 중금속 법적 관리기준을 고려해 사료를 선정하고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서 안전성을 사전에 담보할 필요성이 있다.

지금껏 정책 측면 위주로 제안했지만 정작 진짜 중요한 것은 실천적 실행을 위한 주체이면서도 이 업(業)에 종사하는 바로 당신의 판단이다. 행여 이 글의 내용에 동의한다면 당장 시도해 보길 감히 강권한다.
 

김일석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곤충산학연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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