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갑질 논란', '사기계약'...

최근 농협을 겨냥해 쏟아진 기사들의 제목 일부분이다. 연이어 터진 부정적 이슈에 농협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일부는 유독 농협에 날카롭게 꽂히는 비판의 목소리가 불편한 모양이다.

하나로유통 갑질 논란과 관련해 농협의 한 관계자는 “다른 대형유통업체도 같은 시기 우리보다 5배 많은 과징금을 물게 됐는데, 농협 기사만 더 크게 기사화되는 것 같다”며 다소 억울하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농협은 일반 기업과는 그 설립 형태와 목적이 상이하다. 영업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들과는 달리 농협은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바탕으로 토대를 쌓아올렸다.

이 때문에 기업이 오로지 이익 극대화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골몰할 때에도 농협은 조합원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과 권익 옹호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다. 협동조합이라는 형태에서 오는 일종의 책무이기도 하다.

태생이 이렇다보니 협동조합에는 자본주의의 이윤논리를 비판하고 대항하는 운동주체로서 더 높은 윤리규범이 요구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협동조합의 개념을 설명하며 ‘조합원에 대한 봉사 외에도 정부의 손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분야에서 시장경제의 상도덕 재건과 경제질서 회복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괜스레 ‘상도덕 재건’이라는 풀이를 되짚어 보게 된다.

농협이 왜 더 많은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하는지 국민들을 원망하기보다, 왜 국민들이 농협에 더 거센 비난을 쏟아내는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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