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백신 선정 과정서 철저한 검증·과학적 접근 필요


근육 주사용과 항원량

동일한지 따져봐야



질병감염우려차단·1두1침 적용 등

향후 정책 방향 종합적 감안

유침주사로 백신 접종 방식 한정

바람직하지 않아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C사가 최근 열린 심포지엄에서 공개한 '멀티니들'
C사가 최근 열린 심포지엄에서 공개한 '멀티니들'

 

정부가 구제역 백신 접종과 관련해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품목허가를 받은 구제역 피내·피하 접종용 백신에 대한 상시백신 선정과정에서 전문가들의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의분야를 비롯해 양돈 현장에선 백신 접종으로 이상육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구제역 상시 백신 선정, 접종 방식 등이 정부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추후 농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 구제역 백신 예산 600억 원 넘어

정부는 20111월 중순부터 구제역 백신 예방접종을 실시, 전국적으로 확대한 데 이어 2015년부터 돼지에 'O1마니사와 O3039' 구제역 백신을 사용해왔다. 올해 구제역 백신과 관련한 예산은 국비 432억 원, 지방비 185억 원을 합쳐 모두 617억 원에 달한다. 소는 50마리 미만, 돼지는 1000마리 미만 규모의 경우 백신 구입비를 전액 지원하고, 전업농가는 50%를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다.

 

# 피내·피하 접종용 첫 품목허가

지난달 27일 품목허가를 받은 C사의 구제역 백신은 사측이 보도자료에서 밝힌 것처럼 아르헨티나 백신으로 피내접종용 구제역 백신 국내 허가를 첫 취득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구제역 백신은 근육 접종에 따라 현장에서 이상육 발생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에 피내용 백신 제품 출시가 목전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현장의 반응은 상당히 뜨거운 상황이다.

그러나 C사의 피내·피하 접종용 구제역 백신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약품관리과, 동물약품평가과, 구제역백신연구센터 등의 품목허가 등을 마쳤지만 아직 전문가협의회 등을 통한 상시백신 선정과정 등이 남아 있어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보다 면밀한 논의와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의업계의 한 관계자는 품목허가를 받은 피내·피하 접종용 백신이 검역본부의 기술검토과정에서 확인이 됐다고는 하지만 왜 근육 주사용과 항원량이 동일한지를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임상에서 피부 부작용이 20%에 머문다는 회사측의 설명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C사의 관계자는 “ID 백신에 포함된 항원이 근육백신과 동일한 항원인데도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실험을 다시 진행해 허가를 받았다아직 품목허가만 난 상태여서 상시백신 선정이 완료되면 더 자세한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유침주사 방식 논란 불가피

이 같은 C사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피내·피하접종용 백신은 품목허가를 받은 부표 주의사항에 유침주사를 명시해 추후 또 다른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정책 방향이 동물복지, 질병감염우려차단, 11침적용 등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한다면 유침주사로 백신 접종 방식을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지적이 현장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것이다.

경기 지역에서 돼지 5000여 마리를 사육중인 한 양돈농가는 현재 T사의 무침 주사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상육 문제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피내용 백신을 유침으로 주사한다는 것은 실제로 농가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 같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검역본부는 품목허가가 유침주사로 접종 방식이 한정된 것은 C사측에서 제출한 실험자체가 유침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실험과 달리 현장에서 항체가가 어떻게 나올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경북 지역의 한 양돈농가는 백신을 접종하는데 있어서 적절한 기기를 사용하라는 게 일반적인 행태인데 검역본부가 허가를 내준 대로 만약에 백신 접종 방식을 유침으로 한정한다면 농가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지 않느냐면서 대한한돈협회나 학계의 세미나도 참석해 봤지만 근육 백신 접종과 달리 피내접종의 최종 목적지는 당초 접종방식이 멸균을 적용한 무침 방식이 아니었냐며 반문했다.

하태식 한돈협회장은 검역본부로부터 품목허가는 받았지만 피내 접종용 백신 제품은 아직 없다면서 연말쯤 시험용으로 수만 마리 분량이 들어온다는 소식인데 이를 통해 조속히 관련 데이터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