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호동 기자]

지난 17일 열린 낙농진흥회 2020년 제5차 이사회 진행 모습.
지난 17일 열린 낙농진흥회 2020년 제5차 이사회 진행 모습.

낙농진흥회가 연초부터 지속된 원유 수급 불안 상황의 안정화를 위해 원유 감축 계획을 제시했으나 생산자 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진흥회는 지난 17일 개최된 ‘2020년 제5차 이사회(정기)’에서 원유 수급 안정을 위해 내년부터 정상가격으로 지급하는 기준 원유량을 현행 100%에서 한시적으로 4%를 줄여 96%로 조정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잉여원유의 차등가격제 시행규정 개정안을 제시했다.

진흥회는 해당 안을 제시하며 코로나19 등으로 원유 수급 불안 상황이 심화됨에 따라 내년도 잉여원유 물량이 원유수급조절사업 예산인 150억 원으로 처리 가능한 수준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상 유대 가격 기준선을 하향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생산자 측 이사들은 아무런 대책 마련도 없이 낙농가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심동섭 이사(한국낙농육우협회 이사)진흥회는 예산 증액을 위한 노력을 한 이후 농가에게 고통분담을 해달라는 말을 해야 명분이 있는 것이지 앞으로도 원유가 계속 남으면 농가에게만 부담을 떠안으라고 할 것인가라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이경용 이사(당진낙농축협 조합장)국산 우유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수입 우유·유제품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까지 더해지면 국내 낙농 산업은 어디로 가야하는 것인가 안타까운 마음뿐이라며 원유의 경우 줄이는 건 쉽지만 늘리는 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낙농 산업의 특성을 생각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유가공 업계에서는 원유 감축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상도 이사(한국유가공협회 전무)“10년 전에 비해 우유의 주소비층인 10대 이하는 19% 가까이 줄어들었다아무리 좋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우유 소비 촉진에 나서더라도 소비를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업계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흥회는 잉여원유의 차등가격제 시행규정 개정안을 두고 생산자와 유업체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해당 안건에 대한 의결을 유보하고 다음달 초 차기 이사회를 개최한 후 재논의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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