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안양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산물 수출업체간 과당경쟁을 완화시키고 물류비 폐지 등에 대비하기 위해 수출통합조직을 육성하고 있다. 수출통합조직의 목적은 재배단계부터 품질을 관리해 수출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수출업체간 과당경쟁을 피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수출통합조직은 버섯, 파프리카, 딸기, 포도, 절화류 등에서 운영된다.
 

정부는 생산자와 수출업체가 공동 참여해 설립한 수출마케팅 조직에 대한 국가전체 수출액의 3분의 2이상 조직화 지정, 육성하는 수출통합조직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4년 이후 물류비 지원이 폐지됨에 따라 정부는 수출통합조직을 통한 간접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수출통합조직에 대해서는 조직화, 운영관리, 마케팅, 품질개선, 연구개발(R&D) 등에 소요되는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수출통합조직은 수출업체간 과당 경쟁을 완화시키기 위해 체크프라이스 제도 운영, 브랜드 통합, 수출창구 단일화, 물류비 등 수출 지원금 관리, 수출추진 공동마케팅, 박람회, 판촉홍보 등 추진, 시장질서 확립과 품질 관리, 수출 수급조절 기능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설립한 지 2년 여 정도 된 수출통합조직에 대한 평가는 시기상조지만 일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농가들은 업체 간 과당경쟁 방지 등을 위해 수출창구 통합 등을 강력히 원하고 있으나 수출업체는 원하지 않는 등 구성원 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는 등 수출창구 통합과정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통합조직은 현 여건에서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사업부터 시작해 점차 사업을 확대하는 단계적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동마케팅의 경우 해외 박람회 등에 공동 참가해 품목별로 공동의 품질 기준 확립(등급, 포장 규격 등), 해외 매체 등에 공동 광고·홍보, 공동 품질관리와 안전관리 기준 보급, 브랜드 통합에 의한 공동 홍보· 판촉 등으로 사업을 점차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스프리와 같이 수출창구를 일원화하기 위해서는 수출업체의 통합이 필요하나 수출업체의 획일적인 통합은 바이어·수출창구 다양화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수출 창구 일원화의 경우 1단계로 체크프라이스 등을 통해 업체 간 과당 경쟁과 덤핑 방지, 2단계는 업체별로 바이어 접촉·마케팅이 가능하지만 가격협상은 통합조직에서 담당(미국 썬키스트 사례)하는 방식으로 통합 기능 강화, 3단계로 수출업체의 통합에 의한 수출 창구 일원화 등으로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국가주도의 연구개발 사업은 현장과 떨어진 연구 위주로 연구 결과의 현장 적용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국가주도 연구개발 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출관련 연구사업을 수출통합조직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저 수출통합조직 자체의 현장애로 기술 개발 사업을 독자적으로 수행해 연구관리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2단계에서는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농촌진흥청의 수출관련 연구개발 사업의 조정 역할이 필요하고, 3단계에서는 농식품 수출관련 연구사업을 수출통합조직에서 통합 관리해야 한다. 수출통합조직이 연구사업 관리의 전문성이 미흡하므로 연구 과제 선정 등은 통합조직에서 담당하고 연구관리의 구체적인 사항은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의 생산자 조직들은 주로 제도화된 보상적 힘, 합법적인 힘, 강제적인 힘에 의존해 농가를 조직에 참여시키고 있다. 생산자조직은 농가에 자금 지원, 약정 등을 통해 사업 참여를 유도하나 브랜드파워와 같은 준거적인 힘, 판매전문성과 같은 전문적인 힘이 약한 문제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 조직이 와해되는 현상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수출통합조직이 수출창구 일원화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와 판매능력 제고 등을 통해 수출 주체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출통합조직이 조기에 정착하고 제 기능을 수행해 우리농식품 수출 확대의 첨병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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