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환 국제낙농연맹(IDF) Korea 전문위원(매일유업 품질안전본부 식품안전팀)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유제품은 오랜 시간 동안 완전식품으로 불려왔다. 첨가 등 별도의 가공 없이 천연적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을 균형 있게 함유한 영양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맞춤형 건강식품으로 선호도가 높은 유제품의 가치와 영양에 대해 다시 한번 조명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껏 유제품의 기능과 우수성을 알리는데 소극적인 부분이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해 놓은 표시 기준의 부합을 위해 제한적 표현과 홍보만을 진행했고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알리기보다는 통념적 내용만을 이야기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유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제도적 개선과 활동의 다양성을 모색하고 소비자가 더욱 찾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세 가지를 제안해본다.

먼저 맞춤형 건강식의 요구에 부합되는 영양성분 강조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유 내 탄수화물의 주요 성분이자 자연계에서 유일하게 동물의 젖에만 존재하는 기능성 당류인 유당(Lactose)을 함유하고 운동에 필수적인 단백질이 풍부한 유제품은 고탄저지(고탄수화물, 저지방) 식품에 최적화돼 있다.

유당이 기능성을 가진 당류임은 분명하나 분해 효소인 베타갈락토시다아제(락타아제)가 부족한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설사, 복통, 복부팽만을 겪는 경우도 있어 유당이 함유되지 않은 유제품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소비자를 위해 다양한 유당분해 유제품들이 출시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무유당을 강조하기 위해 제대로 된 기준이 필요하다.

식약처의 식품 표시 기준에서 무당류의 기준은 ‘100g 당 또는 100ml 0.5g 미만일 때이다. 그럼에도 별도의 기준이 없는 무유당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완제품에서 0이어야 한다고 유권해석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두 번째는 소비자에게 보다 쉽고 편하게 영양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식품들은 법에서 규정한 필수 표시사항과 공급자가 원하는 요구로 뒤덮여 있으며 너무 많은 정보표시로 인해 소비자가 정작 알고 싶어 하는 영양정보를 찾아보는 편의성은 저하돼 있다.

더욱이 영양정보표의 열량, 단백질, 탄수화물, 당류 등 9가지 성분은 제품의 측면인 정보표시면에 기입하게 돼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분간이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은 세계적으로 오래전부터 이슈가 돼 왔으며 유럽의 여러 국가와 남미에서는 제품의 주표시면에 영양성분의 점수화, 신호등 표시를 채택해 적용하고 있다. 프론트 오브 팩 뉴트리션 라벨(Front-of-pack nutrition label(FOPNL))이라 불리는 영양성분의 도식화는 소비자가 더 쉽고 편하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이 되며 인공 당류를 사용하지 않고 지방을 줄임과 동시에 고단백질을 함유한 유제품에게는 큰 장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형 FOPNL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

세 번째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유제품의 우수한 기능 성분에 대한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유의 가장 큰 장점은 풍부한 단백질이며 단백질의 종류인 유청(Whey)은 천연적인 필수 아미노산과 면역, 성장 등에 필요한 기능성 펩타이드가 함유된 완벽한 단백질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낙농업과 유가공 업계는 대·내외적 악재와 맞서며 힘들게 산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 유제품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알림의 다양화를 추진해야 하며 소비자 알 권리와 산업계 진흥 모두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적 개선에 정부, 학계, 업계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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