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성 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연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ASF(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멧돼지의 확산으로 축산 농가와 방역 당국 모두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농장 중심의 가축전염병 차단방역 관리 방안의 강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인 '가축 질병관리 등급제'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농장 또는 마을 단위로 가축질병 방역 및 위생관리 실태를 평가해 가축질병 관리수준의 등급을 부여할 수 있는 제도다.

농가의 자율방역의식을 높이고 질병관리 수준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2013년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신설돼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일부 지자체에서 제한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가축질병관리 등급제의 평가 대상 질병과 평가 항목들이 축산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해 농가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서는 ‘축종·사육형태·규모별 차단방역 및 질병관리등급 표준모델 개발’(2017년 완결, 책임자: 조호성) 과제를 통해 질병관리 등급제의 문제점을 보완해 개선안을 제시한 바가 있다. 이 보고서에는 농장 방역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3가지 평가 분야 중 ‘중점관리대상질병’과 ‘예방접종대상질병’의 경우 현장의 상황을 현실화 했고 ‘방역 및 위생관리’ 측면에서는 기존의 정량 평가 중심에서 실질적인 방역조치 이행 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정성평가 방향으로 개선했다. 또한 질병관리 등급제 평가를 담당하는 농협중앙회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평가자의 일관성 있는 평가를 위해 평가자 교육 프로그램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돼있다.

앞으로 축산 농가에는 다양한 가축전염병의 위험이 높아질 것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농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점관리지역 지정’과 ‘우제류 밀집사육단지 관리 방안’ 등의 정책과 함께 연동해 보다 체계적인 농장의 방역수준 평가 시스템으로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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