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 모태펀드(이하 농식품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매출성장, 고용유발 효과가 증명됐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지난 17일 온라인으로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10주년 기념 포럼을 진행, 그간의 펀드 운용 성과와 발전방향 등을 제시했다. 2010년부터 운용돼 온 농식품 모태펀드의 성과와 개선과제를 짚어본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지난 17일 온라인으로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10주년 기념 포럼’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사진은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정성봉 농금원 투자운용본부장. (사진 출처 : 농금원 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지난 17일 온라인으로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10주년 기념 포럼’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사진은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정성봉 농금원 투자운용본부장. (사진 출처 : 농금원 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 농림수산식품 분야 투자액 8885억 원

농식품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를 받은 농림수산식품 분야 기업이 지난 10년간 458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 모태펀드는 농림수산식품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조성하는 투자펀드시스템이다. 정부와 민간투자회사가 투자금을 모으면 펀드운용회사 등이 모인 투자조합이 투자대상 농식품분야 업체를 선정하고 투자를 진행하는 식이다.

농금원의 농식품 모태펀드 10년성과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조성된 농식품 모태펀드 펀드 금액은 13448억 원이며 이 중 정부 투자는 4897억 원, 민간 투자는 7567억 원 규모다.

농식품 투자조합 결성현황을 살펴보면 농식품 계정에 69개 펀드, 11418억 원이 결성됐으며 수산 계정에는 13개 편드, 2030억 원이 모였다. 이중 누적투자금액은 총 8885억 원으로 총 458개 기업에 투자됐으며 농식품 계정 투자액이 7666억 원(384개 기업), 수산계정이 1219억 원(74개 기업)으로 확인됐다.

 

# 특수목적 펀드, 농업인 지원 효과 크지만 수익률 저조

청산펀드 분석 결과 일반펀드 대비 특수목적 펀드의 수익률이 낮아 균형 있는 운용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식품 모태펀드 중 현재까지 청산된 펀드는 9개 펀드이다. 이중 ‘AJU-Agrigento 1호 투자조합펀드는 가장 높은 수익배수 230%와 내부수익률(IRR) 31.49%를 나타냈다. 9개 청산펀드의 평균 수익배수는 148%, IRR10.4%로 집계돼 모태펀드를 통한 수익성이 입증됐다.

다만 청산펀드 중 유일한 특수목적 펀드인 이앤-농식품투자조합펀드의 경우 납입금액보다 분배금액이 적어 수익배수가 93%, IRR1.6%로 파악돼 수익률이 저조한 것으로 판단됐다. 이앤-농식품투자조합은 100% 소규모 농업인과 농업회사법인에 프로젝트 형태로 투자된 특수목적 펀드이다. 이에 소규모 농업인과 농업법인을 지원하기 위한 특수목적 펀드의 정책적 효과는 크지만 수익률 측면에서는 일반 펀드에 비해 저조하다는 문제가 파악된 것이다.

이에 농금원은 농식품 모태펀드의 공공성과 수익성 관리 측면에서 일반 분야와 특수목적 분야의 균형있는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농식품 모태펀드 투자 기업 고용인원·매출

농식품 모태펀드는 투자기업에 고용인원을 늘리고 매출액 증대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농식품 모태펀드 운용 실적을 살펴보면 농식품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를 받은 농업분야 기업의 매출액은 해당 기간 연평균 16.18% 올랐다. 이는 비교군인 농림수산식품 분야 종사자 100인 미만 기업의 같은 기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0.48%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이다.

농식품 모태펀드에서 투자된 농업분야 기업의 고용인원 연평균 증가율도 같은 기간 9.42%로 나타났다. 비교군의 고용인원 연평균 증가율은 2.62%로 추정됐다.

이밖에도 농식품 모태펀드 지역별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수도권 투자비중이 전체의 58.5%, 충청 17.4%, 호남 9%, 경남 7.9%, 강원 4.5%, 제주 2.7%로 나타나 수도권 투자 비중이 높게 집계됐다.

다만 이는 벤처캐피탈(VC)일반 분야 투자가 일반적으로 수도권에 80% 가량 집중된다는 것과 비교하면 농식품 모태펀드를 통한 투자가 지역 균형발전에 어느정도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 펀드 투자 키워드 (출처 :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자료)
농식품 펀드 투자 키워드 (출처 :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자료)

#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해져

농식품 모태펀드 투자 포트폴리오는 유통·식품포장에서 가정간편식(HMR), 건강·대체식품, 반려동물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까지 농식품 모태펀드의 투자 분야는 육류·과채류의 가공과 유통, 식품포장, 수산물 유통이 주를 이뤘다. 이후 2015~2016년은 HMR과 건강기능식품, 천연화장품, 동물의약품, 수산바이오 등으로 투자범위가 확대됐으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식용곤충과 배양육 등 대체식품, 스마트팜, 반려동물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이는 농식품 모태펀드가 농림수산식품 분야의 사업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해마다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농식품분야 투자 관심도↑…투자 발굴·유치는 어려워져

올해 농식품 모태펀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투자시장 위축, 펀드 청산기간 연장 등의 애로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 모태펀드의 청산은 20184, 지난해 4개가 이뤄졌으며 올해는 1개 펀드만 청산됐다. 또한 농식품 모태펀드 투자설명활동(IR)참여사의 수도 지난해 63건에서 올해 83건으로, IR사업신청사 수는 지난해 72건에서 올해 117건으로 늘었음에도 펀드 신규투자액은 지난해 1161억 원에서 올해 1042억 원으로 10% 가량 줄었다.

이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무역 봉쇄 조치 등이 이뤄지면서 식량안보 개념이 화두가 돼 농식품분야 투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으나, 실제로 투자처를 발굴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대면업무나 IR 행사 등이 제한되면서 신규투자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농금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들의 기업공개가 미뤄지고, 투자시장이 위축돼 펀드 청산 기간 연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후에는 코로나19 장기화 사태에 대비해 비대면 IR를 확대 하는 등 투자 유치 기회 확대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단 의견이 나온다.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진영아 (주)탭엔젤파트너스 부대표(사진 출처 : 농금원 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진영아 (주)탭엔젤파트너스 부대표(사진 출처 : 농금원 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 초기투자 늘리고 간접투자 타임랙 해결해야

농식품 모태펀드를 통한 초기투자를 늘리고 간접투자 방식이 갖는 타임랙(Time-Lag)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진영아 ()탭엔젤파트너스 부대표가 지난 17일 온라인으로 발표한 초기투자 생태계 활성화와 모태펀드의 역할발표에 따르면 농식품 모태펀드 자조합의 초기투자는 지난해까지 178, 2033억 원 규모로 전체 투자 금액의 32.4%를 차지한다. 법인의 초기투자란 일반적으로 업력을 기준으로 법인 설립 이후 3년 이내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농금원은 농식품 모태펀드를 운영·관리하면서 이러한 초기투자를 위해 사업 준비 단계 또는 사업 초기의 젊은 농업인과 우수기술 농식품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창업아이디어 펀드3~5억 원 가량의 소규모 투자를 실시하는 마이크로 투자등을 진행해 왔다. 다만 진 부대표는 아직 농식품 분야 초기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낮고, 기업의 업력이 아닌 실질적인 성장 단계를 파악해 이에 맞춘 초기 투자를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초기투자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를 업력이 아닌 아이디어를 녹인 시제품을 만들고 기술을 검증하는 단계로 보고 이 기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스타트업 극초반 단계에 투자할 엔젤투자자나 엑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등이 많이 있으나 이들의 선호 투자업종을 살펴보면 농식품분야는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관심을 끌어 초기투자를 활성화할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간접투자 방식으로 이뤄지는 정책펀드의 태생적 한계인 정부와 운용사 간 투자 목표 차이, 간접투자 방식으로 인한 타임랙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진 부사장은 농식품 모태펀드의 간접투자 방식 하에선 정책펀드의 정책 목표를 세우는 사람과 펀드 운용사와의 목표가 다를 수밖에 없으며, 투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실제로 투자하기 까지 걸리는 타임랙도 상당하다고 지적하며 코로나19로 인해 투자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국정감사에서도 모태펀드 출자는 많아도 투자집행률이 낮은 점이 자주 지적받는 만큼 직접투자 비중을 늘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성봉 농금원 투자운용본부장은 농금원도 직접투자 확대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벤치마킹 사례를 조사하고 연구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간접투자 방식을 개선하는 일과 함께 직접투자 방식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도 병행해 추후 농식품 모태펀드를 더욱 효율적·효과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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