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제가 어렸을 적에는 눈만 뜨면 산수유 나무가 보였습니다. 동네 길거리에도 집 앞에도 산수유 나무가 있어 봄에 피는 꽃을 보고 가을에 나는 열매를 약재로 썼죠. 이제는 제가 그 산수유를 갖고 식품을 만들고 돈을 벌고 있습니다.” 
 

전남 구례군에서 산수유를 재배하면서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는 이은자 대표의 말이다. 구례군은 국내 산수유 주산지이며 이 대표는 고향인 그곳에서 ‘선명농원’이라는 이름의 농원을 가꾸며 수십년간 산수유와 함께 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약 2만3140㎡(약 7000평) 규모의 임야에서 염소를 이용한 친환경 임업을 실천하고 있다. 재배지에 염소를 풀어 산수유 나무의 부산물을 먹이고 분뇨는 거름으로 주는 방식이다. 산수유가 더 잘 열리게 하기 위한 영양제 등도 친환경 농자재 인증을 받은 것만 사용하며 풀베기 등도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인력을 고용해 처리하는 편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사람들에겐 더 건강한 산수유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산수유를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왔다. 산수유는 한약재로 사용될 만큼 효능이 좋아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맛만 낸다면 수요가 늘 것으로 생각해 실험적으로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씩 만들어 지역 시장에 팔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면서 개발한 가공식품은 ‘산수유 젤리’, ‘산수유건피’, ‘산수유 환’, ‘산수유 발효차’ 등 종류가 다양하다.
 

“산수유가 몸에는 좋지만 떫은 맛이 강해 한약재로만 많이 쓰여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산수유를 찾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에 산수유와 함께 재배하고 있는 여러 농산물을 첨가하면서 맛과 영양을 모두 살릴 수 있게 노력했죠.”
 

이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산수유 가공식품을 개발하며 산수유의 대중화에 앞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게 산수유는 가족 같습니다. 오래 함께 지내 좋은 면을 많이 알고 있죠. 이에 나의 기준이 아닌 사람들의 기준에 맞춘 가공을 통해 산수유의 다양한 가치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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