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표 농협경제지주 안심축산분사 차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홍인표 농협경제지주 안심축산분사 차장

지난해 말 중국에서 발병한 코로나19가 팬데믹 상황에 이르게 되면서 코로나19 사태는 이제 식량 공급망 뿐만 아니라 생산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농사를 지어야 할 인력 유입이 곳곳에서 막혔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역시 식량 생산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인도양의 해수면 온도 변화로 올해 중동 지역이나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 등 기상이변이 속출했다. 동아프리카 내 농경지가 수몰됐고 운송수단은 파괴됐다. 이후에는 사막 메뚜기떼 4000억 마리가 나타나 매일 35000명 분의 식량을 먹어 치웠다.

코로나19로 인한 식량 공급망 교란, 각국의 수출 제한과 기후변화 등으로 식량 가격 또한 출렁이고 있다. 특히 세계인의 주식이 되는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96.4였던 곡물가격 지수는 올해 1100.5로 껑충 뛰었다. 대두와 옥수수 등 사료로 쓰이는 곡물가격이 오르면 돼지고기 등 육류가격도 불안해질 수 있다. 미국·중국 등 농업 대국에 비해 턱없이 좁은 농지를 보유한 한국은 지난해 곡물 자급률은 21%, 축산물 자급률은 62.8%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을 무기로 한 보호무역이 강화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 같다. 이러한 가운데 축산물 수급 측면에서 대응책을 찾는다면 최근 미래식품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대체육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체육은 진짜 고기처럼 만든 인공 고기로, 크게 동물세포를 배양해 만든 고기와 식물 성분을 사용한 고기로 나뉜다. 동물세포 배양 방식은 소나 돼지, 닭 등 동물의 근육 줄기세포를 배양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고기로 키운 것으로, 맛과 향이 진짜 고기와 거의 비슷하지만 긴 제조시간과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꼽힌다. 식물 성분 대체육은 식물성 단백질을 사용한 것으로 시간과 비용 면에서 동물세포 배양 고기보다 적게 걸리고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맛과 향, 식감은 실제 고기와는 많이 다르다.

대체육 시장은 육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태계 파괴와 지구 온난화, 동물 학대 논란 등과 함께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채식 위주의 식단을 소비하는 채식주의자의 증가도 대체육 시장의 성장세를 예측하게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물세포 배양과 식물 성분을 사용한 대체육 외에도 세포 배양육, 곤충 원료 대체육을 개발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우려됨에 따라 식량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의 농축산업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식량의 무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미래에 닥칠 문제를 지금부터 대비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는 국내에서 대체육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을 육성하고, 세계 유수의 대체육 생산기업과 제휴 등을 통해서 부족한 식량자원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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