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가져온 뉴노멀(새로운 일상)…위기를 기회로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코로나19로 사람을 못 구해 인건비는 올랐는데, 소비가 안 돼 출하를 해도 가격은 못 받고…. 대책이 없으면 농가는 다 망해 없어질 겁니다.”

지난해 우리의 삶에 너무도 큰 변화를 안겨준 코로나19의 여파를 견디고 있는 제주도의 한 농가의 토로다.

코로나19는 농업·농촌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우선 국경 봉쇄, 출입국 제한 등으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농업 현장에서는 인력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이는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져 농가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8만~9만 원선이던 인건비는 11만~12만 원으로 훌쩍 뛰었고, 숙련자의 인건비는 14만 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인력이 부족해 미숙한 근로자일지라도 높은 인건비를 지불하면서 고용을 이어가야 했기 때문에 노동의 질과 생산성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은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외국인 근로자가 부족해 인건비가 평소 보다 20% 이상 인상됐을 뿐만 아니라 숙련도를 따지지 않다보니 능률도 안 오르고, 농가 생산비가 늘어나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생산비 증가와 함께 소비부진이라는 악재도 농가를 덮쳤다. 공공급식 중단으로 공공급식 의존도가 높은 친환경 농산물 재배농가들은 생존의 위기를 맞이해야 했다. 일반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들 역시 소비가 부진해 가격이 하락하는 이중고를 피하지 못했다.

실제 제주도의 경우 평년 10kg 한 상자에 1만5000~1만6000원에 거래되던 일반감귤은 현재 소비부진으로 1만2000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고문삼 한국농업인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코로나19로 농가는 늘어난 생산비 부담에 소비부진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인력수급 문제와 농산물 수급불안, 장기적으로는 청년들의 유입 장려 등 코로나19로 드러난 농업·농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통구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오프라인 중심의 농축수산물 거래는 언택트, 온택트 등 비대면 온라인 거래 비중 확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 플랫폼을 이용한 생산자들의 오프라인 외 추가 판로확보 노력이 눈에 띄고 있고 있다. 이는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을 강조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의 경쟁과 소비자들의 외식 자제 분위기 속에서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또한 외식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가정식 수요가 증가해 가정간편식(HMR)이나 밀키트 등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응한 국내산 원재료 사용 확대방안 등도 요구되고 있다. 특히 유통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판매와 병행한 온라인 판로 확대 등 소비처 확대의 필요성과 소비행태 변화에 대응한 생산자와 유통업계의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농축수산업계의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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