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우리 국민들에게 지난 2020년은 ‘잃어버린 한 해’, ‘인생의 공백’이라 불릴 만큼 어렵고 힘든 한 해였다. 농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농산물 판매가 어려워지고 농촌에선 인력 부족에 허덕였다. 여기에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까지 겹쳐 농업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최악의 해’로 기억될 만한 해였다.

이 같은 예상치 못한 농업·농촌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난해 농협에는 다양한 도전과제들이 주어졌다. 이는 농협에 큰 난관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농협에 가장 큰 기회로 작용했던 건 농협하나로마트의 공적마스크 판매와 농산물 꾸러미였다.

농협은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자 전국 곳곳에 뿌리 내린 농협 인프라를 활용, 정부의 마스크 공급을 도맡아 하며 국민들의 뇌리에 농협을 강하게 각인시켰다.

초·중·고 등교가 미뤄지며 친환경 농산물 판매가 어려워졌을 때에는 농산물 꾸러미를 발송하며 농협의 공적기능을 널리 알렸다.

코로나19로 인한 내식 증가로 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농협은 하나로마트와 농협몰이 크게 성장하는 등 반사이익도 누렸다.

하지만 농협이 이 같은 기회를 지속 성장의 기반으로 삼으려면 국민들과의 더욱 탄탄한 신뢰 구축은 필수적이다. 농협의 성장이 곧 농업인의 삶의 질 제고로 이어지고, 결국 우리 농업의 기반 확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듯 지나치게 신용사업에 치중해 판매사업을 소홀히 한다든가, 농업·농촌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자기 배 불리기에만 몰두하는 행태가 지속된다면 농업인과 소비자들도 농협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

농협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크다. 올해는 농협이 보다 국민들 곁으로, 농업인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