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도…수출선 다변화와 네트워크 강화로 꾸준한 세계시장 공략을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송형근·이호동 기자]

반려동물 사료 수출 증가세

일본, 태국, 베트남

고양이 사료 수출 활발해

 

한우·한돈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비

현지프로모션·경쟁력 강화 고삐

 

닭고기, 삼계탕 HMR 수요 늘어

집콕족 늘면서 수출 증가세

 

올해도 지난해에 이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출 시장 전반에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내외부 여건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수출과 관련해선 수출선을 더욱 다변화하고 네트워크를 보다 더 단단히 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하기 때문에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 축산의 움직임은 올해도 바쁠 것으로 예상된다.

 

# 배합사료, 반려동물 사료 수출 가능성보여

 

전형적인 수입 의존형 산업으로 분류되는 배합사료는 최근 반려동물 사료 수출을 통해 새롭게 수출 대열에 합류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사실 배합사료는 옥수수, 소맥, 대두박과 같은 원료를 대부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수출보다는 수입이 많은 무역수지 적자 품목으로 기록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배합사료는 4200만 달러를 수출한데 비해 45000만 달러 가량을 수입하면서 무역수지 적자액 4억 달러를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CJ 피드앤케어를 비롯한 선진, 팜스코 등 국내 사료업체들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에서 별도 법인을 설립하면서 제품수출이 아닌 시장 진출을 통한 현지화에 성공, 현지 시장에서 1~2위를 기록하고 있어 배합사료 수출량을 수치로만 계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최근 더욱 눈여겨 볼만한 것은 반려동물용 사료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 반려동물용 사료 수출액은 4200만 달러로 5년 전인 20151900만 달러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려동물용 사료의 주요 수출국은 일본과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과 같은 동남아 국가다. 경쟁력 있는 운송거리와 비용, 한류열풍에 따른 한국산 제품의 이미지 상승, 가격대비 우수한 품질이 인기의 비결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같이 무슬림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에서는 개를 터부시 하는 이슬람교의 특징으로 인해 고양이 사료의 수출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최근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도 일본과 태국, 베트남 등으로의 고양이 사료 수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적 이점으로 가장 큰 미래시장으로 점쳐지고 있는 중국으로는 2015년 현지실사가 진행된 이후 지속적으로 수출 노력이 더해졌다. 무역장벽으로 수출이 쉽지 않았지만 지난해 중국 해관총서를 통한 수출작업장 선정 이후 검역승인·위생조건 합의 절차를 진행 중에 있어 올해 상반기 중 수출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홍성수 한국사료협회 부장은 배합사료수출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식품에 가까운 기준이 적용되며 각종 전염성 질병에 의한 장벽이 존재하며 해외 마케팅이 어렵다그러나 우리나라 반려동물사료 업체들은 주로 동남아에 수십 년 수출을 진행하면서 한국산 제품의 우수한 품질력을 입증, 다른 어떤 국가에 못지않게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홍 부장은 이어 반려동물용 사료는 내수시장을 놓고 글로벌 해외 대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수출을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애완동물용 사료의 수출활성화를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정부차원의 검역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며 그 외에도 해외 신규 거래처 발굴을 위한 시장조사, 해외 박람회 지원, 해외사료와 경쟁하기 위한 설비자금 지원, 애견제품 연구개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단미사료·동약, 현장형 수출전략 주목

지난해 1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타이완 2020 축산박람회’에서 한국 단미사료업체가 현지 바이어와 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타이완 2020 축산박람회’에서 한국 단미사료업체가 현지 바이어와 상담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굵직한 해외박람회가 속속 취소되는 가운데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며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단미사료업계는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동남아를 넘어 대만, 일본 등의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한국단미사료협회는 수출 협의회를 통해 수출시 업계 애로사항을 계속적으로 수렴해 현장위주의 수출전략을 마련하면서 현장형 수출전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사료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기 위해 자체 협의회를 활성화해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코로나19로 대면회의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화상회의를 개최하거나 회원사와 협회 직원간 전담연락망을 운용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간 박람회 등을 통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온 해외 사료단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물론 태국 사료협회 등과 MOU체결 후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단미사료협회의 민간 외교력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미사료협회는 이와 함께 내부적으로는 수출활성화를 위한 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 내공을 쌓겠다는 계획이다.

차근환 단미사료협회 부장은 올해는 효율적인 시장 개척과 제품 홍보를 위해 사료 수출을 희망하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마케팅과 성과관리 방법 등의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또한 정부와 국내 유관기관과의 업무협력을 통해 국제축산박람회 3개국 한국관 참가 지원을 비롯해 대규모 수출 상담회, 일본·터키·아르헨티나 등의 해외시장 분석 등을 통해 수출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와 같은 펜데믹 상황이 수출 시장에 최대 변수가 되는 만큼 이에 대한 탄력적인 수출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단미사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 박람회 참가를 하면서 언택트 마케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해외 박람회 참가로만 국한돼 있는 지원을 온라인 박람회 참가를 위한 콘텐츠 제작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동약종합지원사업에 지난해 보다 확대된 902000만원을 투입한다. 제조시설 개보수 예산이 증가한 가운데 특히 동물용의약품 수출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지속된다는 게 주목된다. 해외전시회 한국관 참가, 해외전시회 개별 참가, 시장개척단 파견, 국가간 네트워크 구축, 수출마케팅 지원 등 해외수출시장개척에 6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화학제제 등이 선방하면서 동물약품 수출 3억 달러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지난해 동약 수출 현지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조사했었고, 올해 대부분 해외 전시회 행사들이 하반기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전시회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우·한돈, 현지 프로모션·수출 물류비 지원 지속

코로나19로 국산 축산물 소비가 늘면서 내수시장에서는 빛을 봤으나 해외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우업계는 올해 다시금 고삐를 죄고 한우 수출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우 수출국인 홍콩의 내부정치 상황 등으로 수출이 부진했던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홍콩 시장에 거는 기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홍콩의 내부 상황과 코로나19로 사실상 몇 년간 노력해온 한우수출이 지난해에는 퇴보하는 느낌이었다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고 상황이 좋아지면 여행수요로 인한 홍콩 내 소비증가와 함께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자들의 보복소비까지 기대할 수 있어 지속적인 수출 시장 확대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출활성화를 위한 소비자와 유통업자를 대상으로 수출 상대국 현지 이벤트 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지 한우고기 판매 촉진을 위한 마케팅과 박람회 등에서 소비촉진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펼치는 한편 한우고기 시식회 등도 별도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수출사와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수출 상대국의 경제·무역 동향과 소비트렌드 등의 정보전달을 위한 한우수출동향 보고서를 배포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 공황을 딛고 수출에 박차를 가하는 태우그린푸드의 계획도 눈에 띈다. 한우전문 유통업체 태우그린푸드는 경기한우협동조합과 손잡고 오메가3’ 함량이 높은 한우를 중심으로 수출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조규용 태우그린푸드 상무는 지난해 코로나19와 홍콩 내부의 사정으로 한우 수출이 다소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오메가 한우 등 보다 차별화된 한우고기로 수출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적극적으로 수출시장 확대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돈자조금은 돈육 수출 활성화를 통한 국내 돈육 수급과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한돈 수출 물류비 지원 사업에 올해 15000만 원을 투입한다.

한돈과 한돈 열처리가공품(부산물 포함) 수출업체에 대한 수출 물류비를 지원해 계절적 요인 등에 의한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고 소비 불균형 해소,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의한 농가 소득 증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지원기간은 1일부터 오는 1130일까지 수출 선적분에 한하며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시행기관이다.

 

# 닭고기 수출 주력 제품 삼계탕’, 올해 전망 밝아

미국 현지 마트에 진열돼 있는 마니커에프엔지 삼계탕 제품 모습.
미국 현지 마트에 진열돼 있는 마니커에프엔지 삼계탕 제품 모습.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히려 수출량이 크게 증가한 삼계탕은 올해도 수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29일 발표한 지난해 111월 농식품 수출액 자료에 따르면 닭고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닭고기 수출액이 증가한 것은 국산 닭고기로 만든 제품 중 수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삼계탕 수출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삼계탕 수출액은 14789000달러(1618000만 원)를 기록, 전년 동기 982만 달러(1074000만원) 보다 5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닭고기 업계에서는 이처럼 삼계탕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과 관련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수혜를 톡톡히 입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가정 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정간편식(HMR)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삼계탕 수출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육계 계열 업체 중 삼계탕 수출량이 가장 많은 하림의 수출팀 관계자는 아직까지 올해 삼계탕 수출량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치는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보다 수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을 주 타깃으로 삼계탕을 수출하고 있는 마니커에프앤지의 한 관계자는 삼계탕 간편식 제품의 경우 실온에서도 1년 이상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발생으로 가정생활이 늘어나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특히 지난해 2월 첫 수출을 시작한 캐나다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어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출 시장의 분위기는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농협, 수출국 품목 확대 위한 농정활동 집중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필리핀과 태국, 말레이시아, 유럽연합(EU) 등에 소고기를, 중국과 태국, 베트남, 미얀마, 싱가포르, 미국 등에 돼지고기를 수출하기 위해 축산물 수출 검역협정을 추진 중에 있다.

농협은 지난해 말 기준 24개국 16품목 총 50건의 축산물 수출 검역협정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 중에 있다.

축산물 수출은 국가간 검역 협정체결이 반드시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농정활동 강화로 축산물 수출 확대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농협경제지주 축산유통부 관계자는 현재 신선육은 홍콩, 마카오, 캄보디아, 아랍에미리트 등에 국한된 소고기 수출을 동남아·중동 지역을 위주로 확대하는 전략을 준비 중에 있다돼지고기도 베트남,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동남아 수출 확대를 도모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농협은 이를 위해 수출 지원을 위한 유통지원자금 규모를 지난해 70억 원에서 올해 상향 조정해 지원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한우 이외에 돼지고기와 계란 등을 수출하는 조합에 자금지원을 계획하는 등 조합의 수출 사업을 더욱 장려해 나갈 계획이다.

한우수출조합협의회 역시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 조합별로 건의사항을 청취해 농정활동 강화를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상품개발, 신시장 개척 등을 위해 올해 수출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축산식품 수출 활성화 위한 선택과 집중 필요

축산식품 수출국 다변화와 품목 확대를 위한 관련 업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국산 축산식품이 제대로 자리 잡게 만들기 위해서는 수출 규모가 작더라도 현지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축산식품을 수출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재봉 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는 축산식품의 경우 그동안 내수 소비가 잘 됐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수출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수출하고 싶은 품목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수출국의 시장 조사를 철저히 진행, 어떤 품목이 인기를 끌지, 어떠한 방식으로 판매해야 하는지를 우선적으로 살핀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정 품목을 각인시키고 저변을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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