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이드라인에도 영향
기술 선점 필요성 시사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유전자편집 기술로 육종한 토마토가 일본의 유전자변형농산물(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 유통이 가능해짐에 따라 유전자편집 기술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유전자편집 작물에 관한 국내 정책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전자편집 기술은 유전체의 특정 부분을 교정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목표한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대체해 유전자 형질을 개량할 수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달 11일 자국 벤처기업 ‘사나테크시드'(SanatechSeed)’가 유전자편집 기술로 육종한 ‘가바(GABA) 토마토’ 판매·유통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사나테크시드의 가바토마토는 유전자편집 기술로 혈압 안정 효과를 나타내는 가바의 함량을 높인 품종이다. 가바토마토는 유전자편집 식품으로서는 첫 번째로 일본 내에서 유통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제종자연맹(ISF)은 지난 11일 성명서를 통해 “일본의 첫 번째 유전자편집 작물 신고 사례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이를 통해 종자분야는 작물 육종기술의 혁신과 지속가능한 식량시스템에 기여할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는 아직 유전자편집 작물에 관한 정책과 규제 방안이 뚜렷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외에서 유전자가위 기술 적용 작물과 GMO 간 차이는 규제 방안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고 있는데, 일본에서 유전자편집 작물이 GMO규제를 받지 않고 유통될 예정인 만큼 국내 정책 가이드라인 설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전자편집 기술은 자체 유전자만 교정하기 때문에 외부 유전자를 이용하는 유전자변형(GM) 기술과 차이가 있다. 유전자편집 기술을 사용하면 자연에서 유전자 형질이 변하는 과정과 거의 유사한 반면 GMO는 검사 시 유전자조작 여부가 드러난다.

정영희 신육종기술실용화사업단장은 “일본은 현재 유전자편집 기술 적용 작물을 GMO규제에서 제외하고 신고만 하면 판매·유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미국은 자발적 신고를 통해 유전자편집 기술 적용 작물을 판매하도록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유전자편집 기술이 굉장히 높은 수준의 여건을 요구하지 않고 보편적인 기술이라 빠른 시장 진입과 기술 발전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의 유전자편집 작물 유통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서 정 단장은 “단계적으로 유전자편집 육종 기술의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