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봉 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지난해 9월 29일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유엔(UN) 총회가 지정한 제1회 ‘국제 음식물손실 및 음식물쓰레기 인식의 날(International Day of Awareness of Food Loss and Waste)’이었다. UN은 먹거리의 수급불균형을 조정하고 균형을 맞추기 위한 국제적인 차원에서의 자각이 필요함을 강조하기 위해 기념일을 지정해 손실되고 버려지는 음식물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본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생산된 농산물의 약 14%가 수확 이후 소매까지의 유통과정에서 손실되고 과일과 채소류는 생산량의 20% 이상이 손실된다. 특히 코로나19의 발생은 많은 국가에서 식량안보에 중요한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농식품 공급체인의 붕괴, 검역강화, 음식점폐업 증가와 학교급식 중단 등으로 농산물 생산자와 유통업자들의 시장은 축소되고 음식물쓰레기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생산된 농산물 등의 음식물이 손실되고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 자체가 자원의 낭비이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그러한 농식품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된 토지, 노동력, 물, 에너지 등의 낭비로까지 연결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결국에는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게 되는 농식품의 생산에 사용되는 모든 자원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음식물의 소비 측면에서 그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직접적으로 농식품을 최종적으로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음식물쓰레기를 가능한 한 적게 배출해야 한다. 음식물쓰레기의 약 70%가 규모가 작은 음식점이나 가정에서 발생하는 우리나라는 음식점이나 가정으로 유통되거나 조리될 때, 그리고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먹고 남겨서 버려지는 음식물이 음식물쓰레기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단순하게는 소비자들이 필요 이상의 농식품 구매를 줄여야 한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구매하기 전에 필요한 농식품의 목록을 작성하는 계획된 구매 행동을 하거나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농식품 구매 감소는 의도와는 달리 수요를 하락시켜 농식품 가격을 떨어뜨리고 판매량을 하락시킬 수 있다. 이는 생산자들에게는 수입과 이윤 감소로 이어지는 역효과로 작용될 수 있다.  
 

공급 측면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농식품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판매할 수 있는 농식품이 손실되거나 버려진다는 의미에서 식품공급체인에 비효율성을 의미한다. 
 

유통업자나 농식품 기업들이 수확 또는 생산이후에 손실 또는 폐기되거나 쓰레기로 버려지는 농식품을 줄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보관 또는 물류비용을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수보관용기의 개발, 냉장유통시스템 확충이나 진공포장과 고압살균처리방법을 적용하는 등의 새로운 기술 적용이 고려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함으로써 물류비 절감에 따른 공급변화로 가격과 판매량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기술개발에 대한 비용 역시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음식물쓰레기 문제는 단순하게 자원의 낭비나 환경오염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농식품 공급체인을 구성하는 농업인, 가공업자, 유통업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복잡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유통되고 가공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최종 소비되는 단계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최적인 배출량 수준을 파악하고 각 공급체인 단계별로 이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와 경제적 유인책 등의 개발 노력이 요구된다.     이제 음식물쓰레기 절감을 위해 새로운 시각으로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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