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계란 가격인하 위해 세금투입 ‘황당’

[농수축산신문=이호동 기자]

계란 수입 계획 철회와
수급 조절 대책 수립 강력히 요구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계란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미국산 계란 수입을 추진해 계란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 물량 중 일부가 대형마트에서 공매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국내 계란 업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유통체인 코스트코는 최근 이번에 수입된 미국산 계란을 판당 499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5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한 국산 계란 특란 한판 가격인 7454원보다 약 33% 저렴한 가격이다.

이처럼 미국산 계란이 국산 계란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대형마트에 공급되자 국내 계란 업계에서는 정부가 미국산 계란의 판매 가격을 낮추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긴급 공수해온 미국산 계란 60톤은 지난달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공매 과정에서 평균단가 5486원에 낙찰됐고 여기에 선별·포장비용 1500원가량과 유통업계 마진 등을 고려하면 현재 코스트코에서 판매되고 있는 4990원은 정부의 지원 없이는 형성될 수 없는 가격대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는 지난 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난달 26aT에서 실시한 미국산 계란 공매에 참여한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산 계란 수입에 들어간 비용은 미국 산지가 한 판당 4900, 항공 운송료 3000, 기타 비용 2500원 등 총 1만 원을 육박한다그럼에도 정부는 국민의 세금을 들여 비용을 지원해 미국산 계란의 판매가를 낮추고 미국의 유통체인을 통해 판매를 추진하는 황당한 보습을 보이고 있다고 힐난했다.

또한 특히 식용란선별포장업자들은 산지 계란 가격 인상 요구의 고통과 마트 등의 최저가격 납품 요구 압박을 받으며 매일매일 적자가 쌓여가고 있는데 농림축산식품부는 계란을 취급하는 판매점들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가격을 인하하라는 협조를 가장한 압력을 넣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수입 계란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가 할 행동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aT 관계자는 수입계란 가격의 원가는 9000원이지만 계란 수급상황 등으로 가격이 하락해 최근 손실 폭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회는 정부에 즉각 계란 수입 계획을 철회, 2017AI SOP(긴급행동지침)으로의 개정, 계란 수급조절 대책 수립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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