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수 전 농협장흥군지부장(경제학박사)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한 겨울 눈 속에서도 복수초의 꽃은 피었고, 남녘에서는 매화, 산수유 그리고 진달래가 벌써 꽃 봉우리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 이상화 민족저항시인이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온다고 했듯이’ 코로나19가 창궐해도 다시 새로운 봄은 이처럼 어김없이 우리의 곁을 찾아오고 있다.

항상 이맘때는 학교의 졸업과 입학시기이고 결혼을 가장 많이 하는 계절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다수 직장에서는 승진과 부서 이동으로 희망과 환희가 넘치는 시기일 것이다.

이때에 반드시 동반하는 것이 축하 화환, 꽃다발, 화분과 난일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전환돼 축소와 함께 행사 자체가 폐지된 것이 벌써 두 해째를 맞고 있다.

며칠 전 필자의 집에 꽃바구니와 꽃이 활짝 핀 호접란 화분이 배달됐다. 같은 집인데도 불구하고 집안 분위기가 사뭇 다르게 느껴지고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옛말에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는 정치와 꽃은 항상 우리의 일상 속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3월 학기초부터 학교급식인 친환경농산물의 납품축소 또는 불가와, 세 차례 이어진 큰 태풍으로 우리 농업인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 겨울 폭설과 혹한으로 봄배추, 대파 등 겨울 농작물의 흉작으로 우리 농업인들의 고통이 배가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화훼농가는 존립 자체가 뿌리째 흔들이고 있는 게 사실일 것이다. 화훼농사는 우리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유리온실이나 비닐하우스 등 장기적 투자는 물론 일부 화훼에 대한 로열티와 재배 기술 등으로 단시간에 업종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그런 농업은 아님이 분명할 것이다.

지금 농협에서는 화훼소비를 위해 전사적으로 모든 임직원이 사투를 벌리고 있고, 관련 유관 단체 등에서도 화훼소비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듯 보인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지만 화훼소비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에는 역부족일 듯 싶다.

작금의 코로나19로 1년이 넘은 시간동안 몇몇 사업을 제외하고 모든 산업이 미증유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을 듯하다.

정부에서는 심각하게 어려운 업종과 전 국민을 대상으로 3차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피해가 많았던 농업부문에 재난지원금 지원은 그야말로 미비해 보인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화훼농업의 경우 금리와 경매수수료 인하 등 화훼촉진에 겨우 20여억 원 정도 지원됐다고 한다.

역설적이지만 일부 대기업, 은행을 위시한 금융지주, 배달 관련 산업 등 일부 산업에서는 호황을 누리는 업종도 있다고 해서 정치권에서는 이익공유세의 신설도 검토하고 있는 듯 보인다.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35%밖에 되지 않고, 많은 부분 가족농업에 의존하고 있는 네덜란드가 화훼수출이 수십조 원에 이르러 높은 1인당 국민소득은 물론 국부를 축적하고 있음을 우리는 한번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당·정·청은 코로나19와 관련해 4차 재난지원금을 사상 최대 20여 조 원에 이르는 금액을 두텁게 지급하기로 했다.

다행히 여당 대표와 지자체장 그리고 농촌지역의 지역구의 많은 국회의원들이 4차 재난지원금에 반드시 농업분야 특히 화훼분야와 겨울철 농산물 피해 농가도 이번 지원 대상에 포함로 주장했으니 화훼농가에 특단의 지원을 기대하며, 일상에서 화훼 소비가 좀 더 활발해져 화훼농가에서 웃음을 되찾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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