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봉(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대체육' 시장 증가는 축산농가에 직접적 영향 미쳐

-농산업에는 새로운 기회 될 수 있어

-축산농가·일반 농업 대응 고민해야

 

 

오늘 점심으로 유명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를 포장해서 먹었다. 오랜만의 방문이라 메뉴에는 처음 보는 햄버거들이 보였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메뉴는 식물성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였다. 비록 그 햄버거를 고르진 않았지만 신선한 놀라움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언론보도나 해외에서 논의되던 일명 ‘대체육’ 햄버거를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유명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도 사 먹어볼 수 있게 됐다. 막연하게 ‘그런 햄버거도 있나보네’에서 직접 구입해서 맛 볼 수 있는 햄버거가 된 것이다. 즉, 주변에서 쉽게 바로 구매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에 담길 수 있는 새로운 식품의 한 종류가 된 것이다. 
 

당장 이런 ‘대체육’의 시장 진입으로 관심을 받는 쪽은 소비자이다. 시장에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품이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지,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뿐만이 아니라 동물복지나 환경 등 사회적 선호 확대의 영향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채식주의 인구와 더욱 향상된 기술로 막연히 존재했던 대체육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체육에도 콩 단백질을 이용한 식물성 고기(plant based meat) 뿐만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세포 증식을 통한 배양육(lab grown meat) 등 그 종류 역시 늘어나 소비자의 선택권은 늘어났다.

하지만, 까다로운 소비자 수요는 가격과 맛, 품질 등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되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히트상품이 될 수도 아니면 또 다시 외면될 수 도 있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유통시장의 변화나 간편식과 밀키트의 급성장 경우처럼 시장은 짧은 기간에 큰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최근에 경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더욱 궁금한 쪽은 생산자의 반응이다. 축산농가들은 이런 대체육을 어떻게 생각할까? 아직은 우리나라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여전할까?

그렇지 않아도 더욱 치열해지는 수입산 육류와의 경쟁으로 시장점유율이 위험한데, 대체육을 또 다른 경쟁자로 고려할까? 우리나라에서 ‘대체육’ 시장 증가는 축산 농가들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축산농가의 인식이 궁금하다. 
 

지난 달 미국 한 대학연구소에서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의 일반농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농가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가 향후 5년 내에 대체육의 시장점유율이 최대 1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만일 대체육의 시장점유율이 25%가 될 경우에는 응답한 농가의 대부분이 농가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시각을 조금 달리하면 대체육의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농수산업을 통해 생산된 작물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콩, 완두콩, 해조류, 견과류 등이 대체육의 원료가 된다. 즉, 대체육 시장의 확대는 또 다른 농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체육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소비자들의 반응은 물론이고 축산농가, 그리고 일반 농업의 반응과 대응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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