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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가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소 이력제 빅데이터를 지난 6일부터 민간에 공개했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를 고려할 때 소 이력제 빅데이터 민간 공개는 매우 환영할 일이다.

민간 기업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데이터의 경우 외부 공개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 사실상 자유로운 활용이나 유통을 기대하기가 힘들지만 정부의 공공 데이터는 이처럼 개방을 통해 민간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에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농식품부가 공개한 소 이력제의 경우 축산물이력제 누리집(mtrace.go.kr) 개방시스템을 통해 소의 사육, 출생, 폐사, 이동, 도축과 소 통합(농장별) 개방정보를 선택하고 시도, 시군명, 소의 종류, 성별, 사육개월령 등 원하는 항목을 선택하면 해당 사항에 따라 2015년부터 자료가 공개되고 있다. 소 이력제가 200812월부터 실시되고 있지만 데이터 공개는 적합성 등 데이터 품질검증을 통해 2015년부터 세부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다년간 축적해 정책에 활용해오던 소 이력제 빅데이터를 민간에서도 분석·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한우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산업발전과 관련해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선 여전히 이번에 공개하는 것이 빅데이터로 불릴만한 수준이냐, 사용자 편의성을 충분히 고려했느냐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소 이력제 빅데이터 공개를 보면서 단순한 빅데이터 공개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민간 연구자, 대학, 기업 등에서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도드람은 국내 최초로 초음파 오토폼 설비를 통해 돼지 도체 하나당 3200개의 데이터를 생성하고 10년간 모은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돼지 도체를 해체하기 전 근간지방 함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도드람은 도체의 데이터를 분석해 삼겹살 부위에서 나올 수 있는 근간지방 비율을 9%부터 20%까지로 측정했고, 근간지방 비율별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맛있는 삼겹살의 근간지방 비율을 찾았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 민간 기업이든 할 것 없이 정보의 공개는 투명성과 효율성 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번 소 이력제 빅데이터 공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각종 축산 관련 데이터, 정보 공개 등에 대한 필요성에 더해 돼지에 있어 돼지도체 등급판정기준도 챙겨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등급판정 결과가 소비시장까지 연계되지 못하고 농가와 1차육가공업체 간 원료돈 구매등급에 그치고 있는 돼지도체 등급판정기준은 어떤 식으로든 개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협회에 따르면 19926월 돼지도체 등급판정기준 제정을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서울축산물공판장에서 등급제 시범사업 실시에 이어 이듬해 6월 서울부터 소·돼지고기 등급판정 의무화가 시행됐다. 그러나 소와 달리 돼지고기는 현재 등급판정제도 자체가 오히려 다양한 소비시장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국내 축산업이 더욱 성장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다양한 정보 공개와 활용에 더해 각종 불합리한 제도 개선 등을 미루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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