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핵심은 농수산물…구독 플랫폼 구축해야

구독경제 장점·채산성 부각
범위 내 안전장치 만들어
자유로운 소상공인 구독경제
생태계 만드는 게 핵심 돼야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농수산물은 구독경제의 핵심인데 너무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 농수산물이 구독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도록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할 때입니다.”

최근 저서 <구독경제(소유의 종말)>를 출간한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 구독경제전략센터장은 구독서비스 시장의 확장성에 주목하며, 특히 농수산물 구독시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센터장은 “언제 어떤 농수산물을 먹어야 가장 좋을지 소비자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적절한 큐레이션(소비자의 취향·생활패턴에 맞게 전문가가 직접 선별해주는 서비스)이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영역”이라며 “신선도 유지 측면에서도 외국산에 비해 월등히 유리한 시장인데, 이렇게 넋 놓고 있다가 수입 농수산물에 자리를 빼앗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제 용어에 자물쇠효과(락인효과, Lock-in effect)라는 게 있다.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면 다른 서비스로 수요 이전이 어려워지는 것을 말한다. 전 센터장은 국내 농수산물 구독 서비스 시장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자물쇠효과가 발생할 시 다시 소비자의 눈을 국내 농수산물로 돌리는 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 것을 우려했다.

이에 더 많은 농업인과 농업체들의 농수산물 구독 서비스 시장 참여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등이 구독 플랫폼을 구축해 제공할 것을 강력히 제안했다.

전 센터장은 “고령·영세 농업인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이들이 직접 결제시스템이 갖춰진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지자체가 플랫폼을 구축해 관리하고 농가가 참여할 수 있는 ‘소상공인 구독경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농업·농촌에도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농촌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거래 기록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일정부분 시기별로 소비자가 원하는 농산물을 예측 생산할 수 있는 체계도 갖출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다만 구독경제의 확산에 따라 참여 농업인과 소비자의 권리 확보 등을 위한 안전장치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 거래에선 결제 후 업체의 폐업, 도산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에스크로(제3자가 중개해 금전 또는 물품을 거래하도록 하는 서비스) 등이 있지만 구독경제에선 선불제라는 이점을 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구독경제의 장점과 채산성을 부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법률적 토대와 안전장치를 만들어 자유로운 소상공인 구독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게 핵심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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