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과학의 선물은 수산식량 안정적 공급
2010년~
광어·전복·김 우량종자 등 개발
광어유전체 완전 해독 성과
2020년~
친환경 아쿠아포닉스 기술개발·스마트양식기술 개발 등 과제

우리나라의 근·현대 수산과학연구가 100주년을 맞았다.

국내 근·현대 수산과학연구는 일제 강점기인 1921년 부산 영도구에 설치된 수산시험장을 시작으로 하고 있으며 일제가 우리나라를 수탈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수산과학연구는 해양관측, 어로시험부터 한천 제조, 원양어장 개척, 양식품종개발에 이르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안전한 수산물 공급과 어가소득제고 등에 기여해왔다.

·현대 수산과학연구 100년의 역사를 살펴봤다.

일제 강점기 수산시험장에서 시작된 근·현대 수산과학연구가 10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1970년대 김양식 기술을 보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일제 강점기 수산시험장에서 시작된 근·현대 수산과학연구가 10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1970년대 김양식 기술을 보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 아픈 역사에서 시작된 수산과학연구

·현대 수산과학연구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수산과학원은 일제에 의한 수탈의 역사에서 시작된다.

일제는 19215월 수산시험장을 설립, 해양관측부터 어로시험 등을 수행했다. 해방이후 19494월에는 상공부 산하에 중앙수산시험장 직제를 신설했고 1955년에는 해무청 중앙수산시험장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이후 196110월에는 농림부 중앙수산시험장이 된 이후 196312월에는 농림부 국립수산진흥원, 1966년 수산청 국립수산진흥원을 거쳐 19968월에는 해양수산부 국립수산진흥원이 됐으며 2002년에는 국립수산과학원으로 명칭이 변경된다.

이후 이명박 정부의 부처 통폐합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수산과학원이 됐다가 2013년 다시 출범한 해수부 산하 책임운영기관이 됐다.

# 해양조사에서 첨단양식까지

수과원은 1921년부터 2021년에 이르는 100년간의 수산과학연구를 개척기 성장기 조정기 도약기 고도화기 글로벌화기로 나눴다. 우선 1921~1970년대의 개척기에는 근해 해양조사와 원양어장 개척 시험조사, 김과 미역의 양식기술 개발, 연근해어업자원조사 등이 이뤄졌다. 1970~1990년대인 성장기에는 근해안강망 어구개량과 남빙양 크릴 시험어업, 광어와 전복양식기술 개발, 통조림 정육가공기술 개발 등이 이뤄졌으며 1990~2000년대의 조정기에는 연근해어선 자동화시스템과 적조예찰·예보기술, 적조피해방지 시스템 등이 개발됐다. 2010년부터인 고도화기에는 빠른 성장이 가능한 광어와 전복, 김 우량종자 등을 개발하고 광어 유전체를 완전 해독하는 성과를 거뒀다.

따라서 글로벌화를 이뤄야하는 2020년부터는 친환경아쿠아포닉스 기술 개발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형질개량, 스마트 양식기술 개발 등이 과제로 남겨졌다.

# 수산과학의 선물, ‘수산식량

·현대 수산과학의 선물은 수산식량의 안정적인 공급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921년 이후 시기별 수산과학연구 우수성과 100선을 선정했다.

영예의 1위는 한국근해 해양조사와 100년간의 해양자료 데이터베이스(DB)구축이다. 해양생태계 보전과 어업생산성 향상을 위한 필수사항으로 1921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연구다. 해양조사는 해양관측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장기적인 해양환경 모니터링을 통한 기후변화와 수산재해 대응기반 마련,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 대응전략 수립 등에 활용된다.

2위로는 김 양식기술개발과 산업화가 꼽혔는데 김은 수산물 중 가장 오랜 양식역사를 가진 품목으로 1960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과원은 김 인공종자 생산과 양식기술 확립으로 안정적 생산기반을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김 수출액이 6억 달러를 기록할 수 있었다.

3위로는 전복 양식기술과 육종프로그램 개발이다. 전복은 대표적인 보양식품이지만 생산량이 적어 일반 국민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식품이었다. 이에 수과원은 1990년부터 전복 인공종자 대량생산기술을 보급한데 이어 2000년부터는 수하식, 채롱식, 가두리식, 육상수조식 등 다양한 양식방법을 보급했으며 2015년부터는 속성장 품종인 킹전복을 보급하고 있다.

4위로는 광어 양식기술개발이 꼽혔다. 선발육종과 유전자표지를 이용한 속성장 육종광어를 개발·산업화하고 세계최초로 광어 유전체를 완전 해독해 염색체별 상세물리지도를 작성했다. 또한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한 품종개량에도 성공, 광어 양식업의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5위로는 알제리 새우양식 프로젝트가 꼽혔다. 알제리가 우리나라의 우수 새우양식기술을 지원할 것을 요청해 이뤄진 새우양식프로젝트는 사하라 사막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바이오플락 기술을 활용, 흰다리새우 10톤을 생산하는 성과를 냈다. 이를 통해 한국 기자재업체 등 양식기술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원양어장 개척 시험조사 주요 수산생물 총허용어획량 자원평가 기술 개발 수산생물과 어구도감 발간·배포 친환경 생분해성 어구 개발 세계적 수준의 패류 생산해역 관리와 수출 산업화 등이 우수 연구성과로 꼽혔다.

최완현 원장
최완현 원장

[인터뷰] 최완현 국립수산과학원장

김 양식 관련 기술개발이 대표 성과

근대 수산과학연구, 아픈역사에서 시작

수과원은 72주년 맞아

포스트코로나시대 대응, 비대면·맞춤형 수산식품산업 활성화

수산현장과 비대면 소통플랫폼 구축 등도 필요

 

아픈 역사도 우리의 역사입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자원수탈차원에서 수산시험장을 만들었고 거기서 근대적인 수산과학이 태동습니다.”

최완현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아픈 역사라 하더라도 수산과학의 한 역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운을 뗐다. 최 원장으로부터 근·현대 수산과학연구 100년의 의미와 향후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포함시켜야 하나.

조선총독부 산하 수산시험장을 우리나라 수산과학연구로 봐야할 지에 대해서는 수과원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았다. 알려진 것처럼 수산시험장은 자원수탈의 역사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수탈을 위한 수산시험장에서 근대적인 수산과학연구가 시작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국립수산과학원의 역사가 조선총독부의 수산시험장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대한민국 정부조직으로 우리 법령에 따라 1946426일 설치된 기관으로 올해 72주년을 맞았다.”

# 수산과학원의 대표성과를 꼽는다면.

국민의 생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한다면 김 양식과 관련한 기술개발을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1960년대 초 조개껍질에 과포자를 부착시켜 패각사상체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1970년대에는 김의 포자체 세대인 사상체를 인위적으로 배양해 자연채묘가 불가능한 서해안 지역까지 김 양식장을 확대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이어진 연구들을 통해 김 양식의 생산성을 제고, 국민의 식생활을 풍요롭게하는 동시에 지난해 김 수출액이 6억달러를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더불어 우리나라가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2위를 기록할 수 있게 됐다.”

# 향후 연구과제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수산업을 선도적인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연구를 해야한다. 양식기술과 어업자원관리 등의 영역에서 스마트화를 도모하고 인공지능과 예측기술을 통한 수산재해예측 정보를 생산하는 것이다. 더불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기반연구도 필요하다. 수과원은 2010년부터 어선어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고 있는데 2019년 기준 어선 4462척에서 2386000톤의 이산화탄소 상당량이 배출됐다. 따라서 향후 감축수단발굴과 수단별 감축 잠재량을 산정하고 근거자료를 확보, 과학적·기술적 자료를 지원해야한다.

더불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비대면·맞춤형 수산식품산업의 활성화와 비대면 전염병 통합관리 기술개발, 수산현장과의 비대면 소통플랫폼 구축 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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