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맛·건강’ 갖춘 브랜드가 살아남는 ‘프로컨슈머 시대’

차별화된 생산시스템
품질경쟁력
지속적인 신뢰얻어야

[농수축산신문=안희경·박현렬 기자]

2017년 기준 농산물 브랜드는 4974개로 최근 더욱 다양화되고 소분화 되고 있다. 특히 농산물에서 2차 가공품까지 브랜드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농식품 브랜드의 경우 현재 등록 개수를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립돼 있다. 브랜드가 곧 경쟁력이라는 말이 있지만 지금은 스토리를 바탕으로 파워를 지닌 브랜드가 아니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스마트컨슈머를 넘어 프로컨슈머로 가고 있는 시대, 소비자는 똑똑함을 넘어 전문가급의 지식으로 소비재를 선택하고 있다.

달라지는 시대, 농식품 브랜드는 프로슈머를 위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대표적인 농축산식품 브랜드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 브랜드=경쟁력, 차별화된 생산시스템으로 신뢰 확보해야

송창구 제주감귤농협 조합장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확대에 따라 지난 4월 13일 네이버 라이브 쇼핑과 함께 불로초와 카라향을 판매했다.
송창구 제주감귤농협 조합장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확대에 따라 지난 4월 13일 네이버 라이브 쇼핑과 함께 불로초와 카라향을 판매했다.

농산물과 농산물가공식품 관련 상표 출원은 2014년 1만4613건에서 2019년 2만514건으로 증가, 5년 전 대비 약 40%, 연평균 7.4% 증가했다. 전통산업으로 분류되는 농산물·농산물가공식품분야에서도 상표 출원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상표출원은 정해진 요건에 맞추면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법인에서 유사한 브랜드를 등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단순히 농산물의 명칭이나 성질을 직접적으로 표시해 단순 지역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단순 생산자 명을 표기한 개별 브랜드가 무분별하게 생겼는데 방송 경험이 있는 유명인들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현재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상품을 찾기 드물다.

이에 유통 전문가들은 차별화 된 생산시스템과 품질을 담보하는 까다로운 과정을 통해야만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 성공 사례로 1인 가구와 온라인 쇼핑 증가로 인해 가정간편식 강자로 우뚝 선 CJ제일제당의 ‘비비고’를 꼽을 수 있다. 비비고는 ‘비빔밥’에서 유래된 비빔의 철학을 담아 비빔과 영어 고(GO)를 합친 합성어이다. 믹스(MIX)를 나타내는 비빔은 서로 다른 것이 만나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의미이며 GO는 한식세계화의 의지를 담고 있다. 국물요리 상품의 경우 10인의 셰프, 80명의 소비자 맛 평가단이 상품 출시 전 맛을 평가하며 엄격하게 선별된 원재료와 식품 첨가물 무첨가, 엑스레이를 통한 상품 선별, 고온 멸균 처리 과정을 거친다. 비비고는 이같은 철저한 상품관리로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브랜드로 사랑 받고 있다.

감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출하를 손꼽아 기다리는 감귤 브랜드도 있다. 제주에서 재배되는 감귤 중 맛과 당도가 최상인 감귤에만 이름 붙이는 ‘불로초’가 그 주인공이다. 불로초는 노지부터 비가림 감귤에 이르기까지 당도는 12브릭스 이상 산도는 1% 미만으로 생산농가들이 10계명을 준수한다. 이에 불로초 감귤은 타 브랜드 감귤보다 가격이 20% 이상 높게 형성되지만 한 번 먹어본 소비자라면 지속적으로 찾는다고 대형마트 관계자는 전한다.

생산 농가 10계명은 △소비자 없는 감귤은 없다(소비자의 마음에 들어가자) △감귤원에 그늘은 필요 없다(일조량을 많이 확보하자) △가지 많은 나무 바람도 많다(꽃을 보고 전정하자) △스트레스도 도움된다(건조 스트레스를 조절하자) △토양은 고품질 감귤의 어머니다(땅심을 높여주자) △상품성은 내가 만든다(불량열매 솎아내기를 실천하자) △건강한 나무가 경쟁력이다(품종갱신 적극 앞당기자) △토양 수분관리도 중요한 생산이다.(배수로를 설치하자) △가격 차별화는 내 몫이다.(감귤의 부가가치를 올려놓자) △감귤 수확 후 관리도 중요하다(수확 후 나무에 힘을 주자) 등이다.

불로초 품질과 까다로운 생산과정은 소비자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소비자포럼이 주관한 2021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과수부문에서 11년 연속 대상에 선정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고유 명사, 지역과 상품을 결합한 브랜드는 상표 등록이 어려울 정도로 많지만 온·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지는 브랜드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며 “차별화된 이름과 까다로운 생산과정, 품질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남아야만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 축산물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맞춰 옷 갈아입어

축산물 브랜드 인증이 자리 잡은 것에는 과거의 축산물 브랜드가 소규모 개별 브랜드와 유사 브랜드의 난립, 일관된 품질관리와 지속적인 물량 공급 곤란, 미진한 브랜드 등록률, 개발 브랜드의 사후관리 부족 등이 문제로 부각되면서 부터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역축협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에서 지역단위별 광역브랜드는 물론 개별 농장의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브랜드들까지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과거의 브랜드 시장이 품질 균일화와 가격 경쟁이었다면 지금은 개별의 특성을 가지고 보다 까다로운 소비자들에게 맞는 특별한 브랜드들의 전성시대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맞춰 광역브랜드들도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강원한우를 꼽을 수 있다. 지역 한우 브랜드로 가장 성공률이 높았던 강원도의 한우브랜드를 중심으로 2016년 7월 출범해 2019년 전국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짧은 기간 동안 괄목할만한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강원한우가 주목받은 것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춘 발빠른 대응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강원한우축제의 사전행사를 온택트 행사로 개최한 것.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한우로 만든 피자 300판을 다양한 계층과 장소에 배달하며 화제를 모았다. 축산물 판매에서는 다소 생소했던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한 판매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강원한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한우 할인행사를 펼쳤다. 특히 언택트 시대에 소비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온라인 판매로 각광받고 있는 네이버라이브커머스를 활용했다.

라이브커머스는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이용자들은 채팅을 통해 진행자나 다른 구매자와 실시간 소통을 하며 상품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 온라인 쇼핑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신개념유통방식이다. 강원한우는 네이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강원한우 500세트 한정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초신선 정육점을 표방하고 있는 ‘정육각’은 상품주문 확인 후 생산을 진행, 정확한 생산과 측정된 무게에 맞는 금액을 청구하는 ‘신선페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삼아 가장 신선한 축산물을 배달하는 축산물 전용 온라인 샵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강원도 원주의 목장을 중심으로 목장자체를 브랜드 메이킹으로 성공한 ‘설성목장’은 마켓컬리 등을 활용한 판매로 자리매김, 개별 사이트를 개설하고 한우와 돼지고기는 물론 유제품과 기성제품까지 판매하는 온라인 몰로 시장 확대를 하고 있다.

축산업계의 한 유통전문가는 “과거의 한우 브랜드는 혈통, 사양관리, 사료 통일의 소위 ‘삼통’을 기준으로 해 브랜드를 평가하는 등 품질과 사양관리에만 신경썼다면 최근의 브랜드는 보다 다양화되고 가치 중심의 소비 트렌드에 편승하고 있다”며 “과거의 ‘삼통 정책’ 등이 사양관리의 상향 평준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자기만의 특색을 가진 브랜드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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