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당도·우수한 식감의 비밀은 '생산에만 집중'하는 시스템
에이치엔비아시아
소비지 요구에 맞는 상품개발과
생산비 절감·수확 후 관리까지 책임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엔비사과 재배농가는 출하, 저장, 마케팅 등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고품질 사과 생산에만 매진하면 된다.
엔비사과 재배농가는 출하, 저장, 마케팅 등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고품질 사과 생산에만 매진하면 된다.

일반 사과 대비 월등하게 높은 당도와 산미의 조화로 한 번 먹어 본 소비자는 지속적으로 찾게 되는 ‘엔비(ENVY)사과’. ENVY는 ‘부러워하다’, ‘선망하다’는 뜻을 지닌 단어로 엔비사과는 풍부한 과즙과 높은 당도, 아삭한 식감, 독특한 향기를 바탕으로 질투를 부르는 맛을 제공한다.

이에 매년 10월 이후 엔비사과를 먹어 본 소비자들은 그 매력에 빠져 다른 사과는 찾지 않는다는 것. 클럽품종으로 생산부터 선별, 유통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관리되는 엔비사과의 A부터 Z까지 살펴봤다.

# 클럽품종 엔비사과

엔비사과는 뉴질랜드 연구기관에서 25년간 개발한 프리미엄 클럽품종으로 라이선스를 보유한 판매자가 재배면적과 생산량, 판매, 마케팅을 관리한다. 정식 품종은 사일레이트(Scilate)로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 아닌 로열갈라(Royal Gala)와 브래번(Braeburn)의 자연교배 품종이다. 클럽품종의 판매자는 우량품종을 공급하고 재배기술을 교육하는 한편 유통체계를 확립하고 품종의 생산물을 독점 판매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를 보호 받는다.

엔비사과는 현재 지구상에서 10개국에서만 재배되며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재배된다. 재배단지로 지정된 농가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며 판권을 가지고 있는 ㈜에이치엔비아시아가 지방자치단체와 신청농가 접수, 심사과정을 거쳐 계약을 진행한다. 우수한 품질의 사과를 공급할 수 있도록 농가의 재배경력이 필수사항이며 철저한 관리속에 재배된 엔비사과는 재배지역의 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선별된다.

에이치엔비아시아는 뉴질랜드 농업기업인 티엔지(T&G)사와 독점 마케팅 계약을 맺고 해외 클럽품종을 국내 도입하는 농업전문기업이다. 엔비사과는 2008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국립종자원에 2011년 7월 29일 품종이 출원됐다. 에이치엔비아시아는 클럽품종의 글로벌 생산조절시스템을 기반으로 충남 예산, 충북 보은, 강원 홍천 등 국내 우수 농가와 계약재배를 실시하고 생산된 과일의 전량 수매를 통해 농가 수익 안정화에 기여한다.

소비자들이 지금까지 맛 본 엔비사과는 주로 예산과 보은에서 재배됐으며 예산 APC에서 공동선별 과정을 거쳐 국내 주요 대형마트를 포함한 유통채널과 전국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에 공급된다.

# 생산자는 고품질 사과 재배에만 집중

국내 사과 산업은 재배 농업인의 고령화로 노동의 질이 저하되고 농업인 생산자 단체의 조직력과 운영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공동선별·출하비율이 적고 아직까지 개별 농가가 수확 후 저장, 출하,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신경을 써야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생산비 절감과 수확 후 관리가 어렵다. 뿐만 아니라 소비지 요구에 맞는 상품 개발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반면 에이치엔비아시아와 계약을 체결한 농가들은 저장, 출하, 마케팅 등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고품질 사과 생산에만 매진하면 선별은 APC에서, 마케팅과 판매는 에이치엔비아시아에서 전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동선별, 공동계산을 통해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재배기술컨설팅도 지원되기 때문에 생산친화적 재배기술의 확립이 가능하다.

에이치엔비아시아의 기술연구소와 생산관리센터는 국내 260여 농가, 250ha 정도에서 재배되는 엔비사과의 기술 지도 컨설팅, 농가 계약, 선별관리에 집중하며 생산자 조직(농업협동조합)이 에이치엔비아시아와 가격 협의를 진행한다. 독점판매 지위를 보호 받으며 단일 브랜드 마케팅을 통한 공급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뿐만 아니라 수요와 공급을 사전에 예측해 판매가격을 안정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에치엔비아시아와 농가, 지역농협의 신뢰와 상생이 유지된다.

권영현 덕현농원 대표는 “엔비사과는 사과 중에 맛과 향이 가장 우수하다고 꼽히는 감홍보다 향이 진하고 식감 또한 우수해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며 “후지 대비 30% 가량 소득이 높고 수확량도 많아 농가의 선호가 높다”고 밝혔다.

성기원 싱그런농원 대표는 “처음 농사를 짓기 시작한 2013년 엔비사과를 식재한 이유는 고품질 사과 재배에만 열중하면 나머지는 예산능금농협과 에이치엔비아시아가 담당해 출하, 판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라며 “일반 사과 대비 농가 수취가격도 높게 형성돼 현 4950㎡(1500평)에서 면적을 늘리고 싶지만 계약면적 때문에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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