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가공식품 개발로 부가가치 쑥쑥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신은석 관주식품 대표는 지역에서 재배된 농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다.
신은석 관주식품 대표는 지역에서 재배된 농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다.

석회암지대라는 지리적 특성과 내륙산간 특유의 밤낮 기온차로 마늘재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지역 단양.
 

이곳에는 아버지와 함께 마늘을 재배하며 농업현장에 물과 영양분이 되겠다고 자청한 청년농업인이 있다. 
 

농업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물. 이 물을 대어 기른 농산물로 가공식품을 제조한다는 의미에서 회사명을 관주식품이라고 지었다는 신은석 대표.
 

어떻게 농업의 농자도 모르고 식품제조에도 문외한이었던 그가 단 몇 년 만에 농식품 관련 다수의 특허를 받으며 지역 농산물 소비에 일조하는 청년농업인이 될 수 있었을까.

 

# 젊은 패기로 뛰어든 농업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께서 2008년 귀농하시기 전까지 농업에 종사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도시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게 먹기만 했죠. 농사라곤 가끔 주말에 내려와서 일손을 돕는 정도였기 때문에 농업의 농자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직접 재배한 마늘로 흑마늘을 만들어 보내주셨을 때 문득 이건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신 대표는 어렸을 적부터 사업을 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은 꿨지만 그 사업이 농업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한다. 2016년 귀농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금융업에 종사했었다. 
 

“아버지가 재배한 농산물을 단순 원물 외에 다른 방법으로 판매하면 수취가격이 더 높아지지 않겠냐고 가족끼리 한 번씩 얘기했었죠. 그러다가 내가 직접 젊은 패기로 뛰어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단양으로 무작정 내려오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제품만 잘 팔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공장과 시설만 갖춰놓고 사업을 시작했죠.”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지어놓은 공장과 시설은 관련 지식 없이는 가동할 수 없었다. 농업뿐만 아니라 식품제조업에도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관련법을 공부하고 특허정보 검색사이트인 키프리스에서 기술을 찾아봤다. 
 

“농업, 가공식품 관련 기초가 없었기 때문에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었고 이해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처음 흑마늘 제품을 생산할 때는 흑마늘을 너무 많이 먹어서 속이 쓰려 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많았습니다.”   

 

# 지역농산물 판매 도우미
 

“아버지와 함께 재배한 마늘을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면서 주변에서 판로에 고민이 많은 농가들을 보게 됐습니다. 농산물이 많이 생산되면 가격이 하락해 무작정 저장하거나 폐기하는 농가들도 있었죠. 이에 지역농산물의 가공방법을 연구했습니다."
 

단양 인근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는 여주를 이용한 가공식품을 만들기 위해 직접 1650㎡(500평)에서 농사를 지어보고 관련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뇨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여주의 판매는 수월했다. 
 

이에 농업인들로부터 여주를 공급 받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쌀조청 제조방법을 농촌진흥청에서, 흑도라지청제조방법을 충북도농업기술원에서 기술 이전 받으면서 지역농산물 판매 도우미로 앞장 서고 있다.
 

“기존에는 흑마늘 위주의 제품을 많이 출시했다가 이외에 지역 농산물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같은 원물을 사용하더라도 숙성조건이나 제조공정에 따라 유효성분이 달라질 수 있고 생산수율 또한 월등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농진청,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충북도농기원에서 기술을 이전 받아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은 기능성이 포함된 건강보조식품 제품을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신 대표는 지난 2월 민간 입찰에 선정된 440㎡ 규모의 농산물종합가공지원센터에서 동결건조, 농축, 분말가공을 통해 액상차, 추출가공식품, 기타가공식품, 과채주스, 분말류까지 생산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 연구개발 바탕으로 최고 제품 생산
 

“공공기관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확보해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업현장에서 농업회사법인으로 그 명맥을 잇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기술 개발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이에 자체적으로 등록한 특허 2건과 현재 진행 중인 특허출원 5건, 올해 신규로 출원을 준비하고 있는 특허도 2건 정도 있습니다.”
 

신 대표는 향료, 보존료 등의 식품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제조한다.
신 대표는 향료, 보존료 등의 식품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제조한다.

 

신 대표가 제품 생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향료나 보존료 같은 식품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몸에 좋은 원재료 성분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이에 충북도농기원, 단양군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해 기술지도를 꾸준히 받고 식품업계 교수, 박사들을 통해 관련 정보도 얻고 있다.
 

“2017년 법인으로 전환한 후 흑마늘빵 개발·상품화, 어린이용흑마늘음료 개발, 외통흑마늘 상품화, 흑마늘먹인 흑염소진액 제품개발, 과채주스 HACCP 인증, 알파아밀라아제, 프로테아제 등 효소를 첨가한 소화기능이 향상된 제품 개발 등 쉴 새 없이 연구하고 최고제품을 만들기 위해 매진했습니다. 관주식품의 제품을 먹어 본 소비자들의 지속 구매가 늘고 주변에 추천을 하는 이유는 연구와 기술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대표는 단양 4-H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농산물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회원들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새내기 청년농업인들에게 그의 정착 스토리를 소개하며 좀 더 용이하게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몸에 좋은 원재료를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단양을 넘어 경기도에서 재배되는 농산물을 가공해 전 세계로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는 그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된다.


[특별인터뷰] 황인혁 단양군농업기술센터 지방농업주무관

 

 

“청년농업인들이 단양지역 특산물이 소비자들에게 널리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재배작물의 특성을 익히고 상품화하는 과정에 일조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저도 농업 현장에 첫 발을 디딘 똑같은 청년이기 때문에 농업인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올 초부터 단양군농업기술센터 인력육성팀에서 청년농업인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황인혁 지방농업주무관은 올해 20살인 청년이다. 부모님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어렸을 적부터 농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 같은 농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농업직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말한다.
 

“청년농업인들이 네트워크를 강화해 정보를 공유하고, 어려움을 처한 농업인을 도울 수 있는 기반을 농업기술센터 담당자가 닦아야 합니다. 또한 청년농업인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고충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일도 기술센터 담당자의 역할입니다. 이에 청년농업인들이 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농촌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단양농기센터는 신규농업인들을 위해 영농정착에 필요한 교육과 농업·농촌을 이해하고 지역주민과 화합할 수 있는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귀농·귀촌인들이 영농정착에 필요한 정책과 기술정보도 공유한다. 
 

“젊은 농업인력 육성을 통한 농업·농촌 활력화를 도모하고 고품질 농축산물 생산기술 지원으로 청년농업인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지원 사업이 추진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량묘 공급으로 농업경영비 절감,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동육묘장도 운영되고 있죠. 농업기술센터는 말 그대로 농업기술을 농업인들에게 지원하는 센터라고 생각합니다. 청년농업인들과 우리나라의 미래 농업·농촌을 책임지기 위해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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