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생산량 홍로·부사 대비 많아
농가수취가격 향상에도 도움
전국 사과 주산지서 엔비사과
명성 듣고 재배단지 지정받기 위해
에이치엔비아시아에 러브콜 쇄도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적당한 일교차와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 등 사과재배에 알맞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 충남 예산.

예산군은 선진 사과단지 조성으로 사과 주산지의 명맥을 잇기 위해 2009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티너스 앤 그로어스(Turners & Growers) 그룹과 사과 신품종 도입에 관한 공동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또한 엔자(ENZA)사의 글로벌마케팅 프로젝트에 참여, 해외 공동 마케팅을 추진했다.

당시 최승우 군수와 과수분야 관련 공무원 3명이 뉴질랜드 사과, 배 마케팅 회사인 엔자를 방문하고 공동마케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진 것이다.

이후 군 의원과 농가 대표, 농협 조합장 등이 뉴질랜드를 방문해 엔비사과와 우리나라에서 식재되는 사과의 차이점, 특성, 성공가능성 등을 확인하고 2010년 권오영 예산능금농협 조합장이 엔자사와 예산군에 엔비사과 100ha를 재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권오영 조합장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일반사과의 평균 당도가 12~13브릭스인데 반해 뉴질랜드에서 확인한 엔비사과의 당도는 15~18브릭스로 월등히 높았으며, 특유의 향과 우수한 식감은 탄성을 자아냈다”며 “시장개방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사과가 반입될 경우 국내 사과시장이 잠식될 수 있어 엔비사과 국내 식재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엔비사과가 예산 사과농가에 정식으로 식재된 시기는 충남도농업기술원에서 2년간 격리재배가 끝난 2012년 4월이었다.

예산군이나 예산능금농협에서 농가들에게 식재를 권유한 품종이 아니었음에도 충남도농기원과 시범재배 시설에서 엔비사과를 접한 농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평균 생산량이 홍로나 감홍, 부사 대비 많아 농가수취가격 향상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당도도 월등히 높아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또한 농가에서는 재배, 수확만 하면 유통 전 선별, 상품화 작업은 예산능금농협 거점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이뤄지고 총괄유통은 ㈜에이치엔비아시아에서 전담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시간 분배가 가능한 장점도 한 몫을 했다.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2016년 추가 협약을 통해 재배면적이 확대됐으며, 현재 140여 농가에서 140ha 정도를 재배하고 있다.

전국 사과 주산지에서는 엔비사과의 명성을 듣고 재배단지로 지정받기 위해 에이치엔비아시아 측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예산에서 40여 년 전부터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안영현 씨는 “엔비사과가 특유의 향뿐만 아니라 당도가 높아 소비지에서 홍로나 부사보다 인기가 많다”며 “농가에서는 수확까지만 담당하면 되기 때문에 따로 판로나 저장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 [미니인터뷰] 권오영 예산능금농협 조합장

-미래 유망품목으로 엔비사과 선택…수취가 일반품종 대비 30% 높아 인기몰이

“2000년대 초반부터 지속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해 해외 선진국에서 재배된 사과가 반입될 경우 국내 사과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예산군은 선진사과 단지 조성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고 이 시기 엔비사과를 접하게 됐습니다.”

2009년 뉴질랜드에서 엔비사과를 보고 엔비라면 어떤 사과와 맞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는 권오영 예산능금농협 조합장.

권 조합장은 미래 유망품목으로 엔비사과를 선택했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예산지역이 재배단지로 지정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엔비사과 재배단지로 지정받기 위해 2010년 계약을 체결했을 때 사과 농가에 엔비를 직접적으로 알리거나 식재를 권유하지 않았습니다. 뉴질랜드를 다녀온 농가들이 실제 눈으로 확인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식재를 희망하거나 엔비사과의 우수성을 들은 농가들의 문의가 쇄도했기 때문이죠. 실제 식재한 농가들의 수취가격이 일반 품종 대비 30% 이상 높았고 2016년 50ha의 재배면적을 추가로 지정받기 위해 계약을 맺었습니다.”

권 조합장은 “엔비사과의 면적 증가로 인한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차별화된 상품화를 위해 지난해 거점APC 선별라인을 교체했다”며 “지난 2월에는 엔비사과 묘목을 별도로 마련한 비닐하우스 공간에 식재하고 지난달 출하했다”고 설명했다.
엔비사과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그의 생각처럼 사과 주산지에서는 최근 식재를 희망하는 지자체와 농협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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