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박정희 한국산림경영인협회장

건강한 숲 만들기 위해
수익 확보되는 산림 필요
건강한 산림생태계 만들어야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우리나라 전체 산림면적의 3분의 2는 사유림입니다. 건강한 숲을 만들기 위해서는 임업인의 수익이 일정 부분 확보돼야 합니다.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는 산림은 결국 방치되기 쉽고 이는 건강한 산림생태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박정희 한국산림경영인협회장은 최근 불거지는 벌채 관련 논란에 대해 산주의 수익성과 탄소흡수라는 공익성을 모두 담보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으로부터 최근 논란이 대두되고 있는 산림벌채에 대한 임업인의 입장을 들어봤다.

 

# 벌채가 왜 필요한가.

최근 산림의 수종갱신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산림청의 계획이 탄소중립을 이유로 한 대량벌채계획이라며 비판하고 있는데 이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얘기다.

해방 이후 한국전쟁을 겪으며 우리나라의 산들은 민둥산이 되고 산지는 황폐화됐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황량한 토지에서 버틸 수 있는 수종을 선택해서 조림을 해야 한다. 즉 당시에는 척박한 땅에서 잘 자랄 수 있는 리기다소나무를 많이 심었다. 리기다소나무는 목재로서 가치가 있는 나무가 아니라 연료림이나 펄프림으로 사용되는 나무다. 이를 경제성이 있는 수종으로 갱신해야 하는 시기가 이미 도래했다.

두 번째로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조림 당시에 비해 기온이 많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병해충 발생이 늘고 있으며 유실수의 생산량도 저하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잣나무다. 잣은 기후변화로 쭉정이 잣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기후가 더워지는 상황에서 과거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나무를 찾아서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 산림벌채 관련 논란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최근의 논란을 보면 산주의 입장이나 현재 산주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서 발생한 일인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의 주장은 일부를 빼놓고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산림을 무조건 보호만 하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

벌채를 한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다 하자는 것이 아니다. 원래 연간 전체 산림면적의 0.3% 가량에서 벌채가 이뤄져왔다. 이를 0.2%포인트 가량 늘리겠다는 것이 산림청의 계획이다. 물론 이마저도 공익용 산지 23.8%는 손을 댈 수조차 없다. 연간 1%씩 벌채를 해도 전체를 하려면 1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지금 산림청의 계획으로는 200년이 넘게 걸릴 것이다. 이를 무조건 산림 파괴라고 인식해서는 안된다.

국민들은 산림이 모두 국가의 산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는 세계 3대 사유림 국가다. 전체 산림면적의 67.1%가 사유림이지만 국민들은 이같은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임업인이 소유한 67.1%의 산림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보존만 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사실 이런 이슈가 제기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탄소중립을 이야기하면서 숲은 저절로 가꾸어진 것으로 인식해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임업인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산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산림정책이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보나.

임업인의 소득은 어업인이나 농업인에 비해서도 한참 적다. 이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현재 국립공원이나 수자원보호구역 등 15개 분야에서는 산림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사유림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게 지원을 해야 한다. 임업인의 안정적인 수익창출에 기여할 수 있어야 임업인들이 산림을 더욱 잘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논란이 된 강원 홍천군의 벌채지 하나의 사례만 놓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전체 숲을 봐야 한다. 더 많은 임목축적을 위해서는 오히려 벌채를 늘려야 한다.

더불어 임도도 확충해야 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임도 밀도는 1ha3.66m로 주요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독일이 46m, 오스트리아 45m, 일본도 13m 수준이다. 임도는 임업인에게 사회간접자본(SOC)인 만큼 이에 대한 확충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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